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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길

화개 십리 벚꽃 길..

화개 십리 벚꽃 길...

 

일   시 : 2011년 4월 9일 ~ 10일

 

 

봄이 오고 있었다..

시쳇말로,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오고 있었다..

남해 먼 바다에서 불어 오는 훈풍을 타고 잿빛 세상은 겨우내 걸쳤던 짙은 외투를 벗고

알록달록 물들인 화사한 색동 옷으로 갈아입고 있었고.. 

마음 급한 나무는, 잎보다도 꽃을 먼저 피우니 온 세상이 봄내음으로 가득하였다...

 

 

 

 

벚꽃과 진달래 거기에다 유채꽃마저 만발한 천년고도 경주로 봄 나들이 가자 했다...

이왕 일찍 출발한 김에 하동에 들러 섬진강 벚꽃길을 눈요기라도 할 요량으로 남도대교를 건너 차를 몰았더니...

 

연분홍 꽃잎은 온 하늘을 가렸고, 꽃 구름 사이로 살랑이는 봄바람타고 마음은 두둥실 하늘을 날았다..

지리산 자락까지 거슬러 오르는 구불구불 화개천 길은, 간만에 몰려드는 인파로 인해

포차에서 흘러 나오는 노랫가락 만큼이나 쉴새없이 복작거렸다..

 

 

 

 

 

 

 

 

 

 

 

 

사랑이 싹튼다는 화개천 벚꽃 십리길을 배낭 하나 달랑 메고서 길을 걸었다.

사진을 찍을 때는 기다려 주고, 서로 부딛혀도 짜증 내지 않는 마음마저 여유로워진 사람들 물결...

 

 

 

 

 

 

게을러서 좀체로 들고 다니지 않았던 삼각대를 가져가 둘이 단체사진도 찍어 보았는데..

난 이 날도 여전히 화가 난 표정이다..  아니다, 술에 쩔은 표정이다...

 

 

 

 

 

 

 

 

 

 

 

 

꽃 향기에 취해, 술 한 잔에 취해 정신줄을 놓을 때면, 꼭 머리에 꽃을 꼽는다... 

두 팔을 휘젖고 저 파란 들판을 뛰어 다니기만 하면 딱인데...

 

 

 

 

 

 

 

 

 

 

 

 

벚꽃 찍다, 사람 찍다 ...

술 한 잔에 취하다, 꽃 향기에 취하다...

 

화개장터에서 쌍계사, 왕복 10km를 7시간 30분 동안 걸었다는 어이없는 기록을 남기고...

 

 

 

 

 

 

 

 

 

 

 

 

 

 

 

 

 

 

 

 

이쯤되니 경주 가려던 일정은 자동 취소하고 다음 날은 지리산 산행을 하기로 계획을 변경하고서

차를 돌려 산동마을 산수유 꽃구경을 갔다.

 

산수유는 절정기를 지나 꽃이 지려 하니 조금씩 제 색을 잃어 가고 있었지만..

산수유마을의 넓디 넓은 주차장에는, 뽕짝을 맛깔나게 불러대며 혼자 신난 엿장수와 군밤장수, 그리고 포장마차에서 진동하는 고기 굽는 냄새만이

얼마전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 왔음을 짐작케 해주었다...

 

이 넓은 주차장을 하루 전세 내었다.

차 한 대와 돔 텐트 한 동...

 

 

둘쨋날 일정

산수유마을 출발 - 화엄지구 주차장 -  원사봉 - 차일봉 능선 - 차일봉(1,008m) - 연기암 - 화엄사 - 시설지구 하산...

 

 

 

 

차일봉 능선 길은 주로 소나무가 주로 자라고 있어, 뿜어 나오는 피톤치트 향이 정신을 맑게 하고,

침엽수 잎이 깔린 걷기 좋은 푹신한 오솔길이 주로 이어진다..

오름 길 주변에는 진달래가 곱게도 피어 있어 가는 발길을 붇잡으니, 바쁘지 않은 산객은 또 정신줄을 잠시 놓아 본다....

 

 

 

 

차일봉 정상에서 바라 본 종석대와 노고단...

옅은 안개가 끼어서 조망도 별로고 아직은 겨울 색을 하고 있는 지리산의 모습은

크고 웅장하기는 하지만, 고운 빛을 보기에는 좀 더 기다려야 할 듯 하다..

 

여행 길의 매력은 항상 각본대로만 되지는 않는다는데 있다고 했다.

계획했던  여행길이 봄꽃 향기에 취해 갈 길을 잃고 곁길로 샜지만,

오히려 봄맞이 여행으로는 충분히 즐겁고 아름다운 길이었다고 생각한다..

 

또 피어 오를 새로운 봄 꽃들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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