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친 모임 빗기재를 넘다...
블 친 산 행 모 임
일 시 : 2010년 5월 2일 (일요일)
산행지 : 지리산 빗기재
코 스 : 반선 빗기재 - 삼정산 - 상무주암 - 영원령 - 천년송 - 와운옛길 - 반선
거 리 : 약 13km (소요시간: 식사포함 9시간)
함께한 이 : 청산님, 나그네님, 시골처녀님, 원시인님, 존재님, 서북님, 이중위님, 지리산꾼님, 지다람님, dolpak님, 세석님, 침향님, 그리고 나
빳빳한 청보리가 고개를 치켜 세우니 소쿠리 옆에 끼고 구불구불 논배미로 나물 뜯으러가는 아낙들과
봄볕이 아른거리는 삼정산 능선이 아리랑 가락처럼 휘~이 휘감아 돌아, 오늘 유난히 마치 봄바람과 같다..
하고 싶은 것이 비슷하고, 속 들여다 보니 삶의 테두리도 고만고만하니 비슷한 사람들이라 그런지 생각도 얼쭈 그 범주 안에 있다.
그러니 만나기도 쉬웠나보다.
온라인세상에서 매일 친구 보다도 더 자주 만나든 블방 친구들이 만남을 갖기로 한다.
원래 참석하려던 몇명이 못 가게되었지만 오히려 지리산 매니아들인 전남동부팀 6명이 합세하니 13명의 대군을 이룬다..
개선골을 올라 능선 하나 잡고 싸릿골로 하산하자던 애초 계획이 거의 두배의 코스로 변경 되었다.
처음 부터 시작되는 된삐알에 숨이 턱까지 차 오르고, 막걸리까지 한 잔 걸쳐 놓으니 잔가지에도 다리가 휘청거린다.
▲ photo by 청산님
오늘 산행을 함께한 이들, 왼편부터 지다람, 서북, 원시인, 이중위, 나그네, 시골처녀, 침향, 세석, 돌팍, 앞자리엔 대장 청산님
발빠른 존재님은 앞서 가버리고, 어제 지리를 한바꾸 한 지리산꾼은 뒤쳐져 있고...ㅎ 찍사인 나, 그래서 사진엔 10명만..
부산에서 새벽 세시에 출발하여 잠도 부족한 상태에서, 더군다나 초입부터 급경사를 만났어도
꽉잡은 카메라를 잡은 손이 역시 프로다운 나그네님..
한번 중위는 영원한 중위라는 이중위님. 맥아네가 멋지다..
오늘도 여지없이 dolpak이라는 닉으로 좌중을 웃게 만든 dolpak님
전남동부팀 운영자이자, 지리산 구석구석을 가보지 않은 곳이 없는 원시인님.
지리산 길을 잘 찾기로 유명하다...
걸을때나 쉴때 다양한 이야깃 거리를 만들어내는 존재님.
화제도 다양하여, 지리산의 먹이사슬을 고민하고, 넓은 은하계의 인간이 살 수 있는 다른 행성을 고민하는, 생각의 범위가 넓다...ㅎ
오랜만의 침향님. 순수한 외모만 보았다가 머리숫이 빠져가는걸 보니 나이는 못 속이겠다..
닉이 지리산과 참 잘 어울리는 세석님.
항상 욕심나는 닉이다. 쉬는 날 집에서 봉사 잘하고 자주 산에서 보기를 ...
동부팀 살림을 하는 지리산꾼님,
심성이 착하고, 마음 씀씀이가 참 곱다.. 일명 지리통신원... 전국구... 다 어울린다.
▲ photo by 청산님
▲ photo by 청산님
▲ photo by 청산님
▲ photo by 청산님
막강 동부팀 청산, 지리산꾼, 서북, 이중위, 존재, 원시인, 지다람님...
사진찍는 나는 무늬만 동부팀... ㅎㅎ
소년과 같은 감성을 가졌고, 지리산에 대한 해박한 지식..
거기에다 산길을 걸으며 뽑아내는 노랫가락은 힘든 산행 길을 순간 유년시절 봄소풍의 기분으로 전환 시켜 준다..
지리산 서북능선만(?) 다닌다는 서북님...
힘찬 외모에 산길을 걷는 속도가 엄청 빨라서, 초반 뒤따라오다 숨차 죽는줄 알았다...ㅎ
땀흘린 자 그대들에게 먹을 자유를 주노라...
굽고, 볶고, 지지고, 마시고, 떠들고 산상의 오찬은 제약이 따로 없고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뜨거운 뙤약볕이 내리쬐는 한 낮의 영원령에서 바라보는 지리 주능선
파란 하늘의 흰구름과 어울려 웅장한 자태가 더욱 빛난다.
후 기 : 사는 방법이 다르고, 서로 생각이 달라도 만나서 같은 걸 얘기하고
웃고 떠들고, 마시며 함께 땀 흘리니 오랜 친구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봄볕 따사로운 맑은 하늘 아래, 이 넓은 세상에서 이리 만날 수 있고
같은 곳을 걸을 수 있는건 보통 인연이 아닌듯 합니다.
자주 만나 밥먹고 술 마실 수는 없지만 대화의 통로가 있지 않습니까..
만날 수 있어서 반가웠고, 즐거운 산행 감사합니다...
가을 단풍들 때 또 자리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