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중산행 둘째날
우중 산행 둘째 날
일 시 : 2010년 8월 29일 (일요일)
산행지 : 지리산 세존봉
밤새 퍼 붓던 빗 속에도 또 날은 밝았다.
간간히 구름 사이로 햇살이 비치기도 하지만, 여전히 빗줄기는 오락가락 한다.
아낙들은 금새 이쁘게 새단장하고서 마당에 단체 사진을 남긴다..
푸른 잔디는 비를 머금고 그 푸르름을 한껏 뽐내고.
내대리 골짝을 흐르는 물소리는 어제보다도 우렁찬 소리로 흘러 간다..
photo by 뽀때
photo by 뽀때
밤새 못 다한 이야기는 아침까지도 이어지고..
단체사진을 남긴다..
산행할 다섯명은 중산리로, 나머지 분들은 각기 행선지를 향해 떠난다.
즐거웠던 1박 2일의 아쉬운 여운을 남기고 다음에 또 만날 날을 기약한다..
산행팀은 둘째날 산행을 이어 간다.
산행코스 : 중산리 - 로타리대피소 (폭우로 오름길 입산통제) - 세존봉 능선 - 세존봉 - 칼바위 - 중산리
산행 함께한 이 : 이장, 사평역, 시즌, 우리 부부 총 5명
폭우가 퍼 붓는다.
사진이라고 하기는 뭐하지만 퍼붓는 폭우가 그대로 드러나 있어 사진을 올려 본다..
이 폭우 속에 로타리 산장에도 산꾼은 거의 없다.
우리와 같이 오르던 사람들은 모두 다 내려가 버리고,
간간이 빗 속으로 거친 호흡을 밷어내며, 빗 물을 뚝뚝 흘리며 한두명의 산꾼이 들어오면,
서로 이상한 사람 쳐다보듯 한다..
법계사쪽 샘터로 물 한모금 하러 가려했더니, 여지없이 사이렌이 울어댄다.
폭우로 인해 산장 위로는 통제라...
세존봉 정상에서 일행
이짝은 황금능선, 저짝은 천왕봉..... 이장이 운무에 가려 뵈지도 않는 방향을 가리키며 조망 설명에 열중이다.
맘 나쁜 사람은 보이지 안는다나 뭐라나... 벌거벗은 임금님..
그러고 나니 내 눈에는 잘 보이더구만...ㅎ
세존봉 자락의 적송..
자태가 뛰어남은 물론, 운무 속에 그 용틀임이 더 뚜렷하게 각인되어 세월의 흔적을 여실히 보여준다..
중산리로 흘러 내리는 물줄기
세차고 힘찬 기운 이라기 보다는 무섭고 포악스러운 기세에 눌려
다리 아래로 고개를 내밀다 흠칫 놀라 뒤로 물러 나게 만든다.
그래도 짙은 푸르름을 보여주는 산세는 빗줄기 사이로 깊이를 더 해 준다..
깔끔하게 씻고, 탐방소 앞 다리 위에서 단체 사진 한 장..
산행 중의 험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말쑥하니 보기 좋다..
사평역님 손 등에 가을이 왔다..
잠자리가 빗 속을 저공 비행하다 사뿐히 착륙하다..
단체사진을 못 찍어 독사진이라도 찍으려 셀카질...ㅎ
시키지도 않은 후레쉬를 지 맘대로 터트리니 여기서도 내 얼굴이 안나온다..ㅋ
산행을 마치고 할매집에서 간단하게 밥이나 먹고 가자고 덕산으로 나왔다.
덕천강 물줄기가 엄청나게 불어서 간간이 보이던 자갈밭도 사라지고, 그 사이에 삐죽삐죽 피어있던
잡초도 머리만 보일뿐 모두 사라졌다.
할매집 가는 길에 덕천강가로 이쁜 정자를 보니,
저기 정자에서 밥해 먹고 가면 좋겠다 생각했더니, 잘 가고 있던 앞의 이장네 차가 정자 옆에 선다...
이심전심 마음이 통한걸까...
다시 거나한 점심상이 펼쳐진다...
시즌님이 소세지를 주재료로 한 퓨전요리를 만들고, 이장네 압력솥밥, 나는 번개처럼 삼겹살을 공수하여
간단한 하산주를 곁들이니 거룩한 오찬상이 마련되었다..
시간은 번개처럼 잘도 흐른다....
두 여인네들은 퓨전요리 소스 제조법을 배우고 있는 중 ..
요리 강의가 끝나니, 다시 D팩을 이용한 배낭꾸리기 강의가 이어지고..
또다시 야관문 술 담그는 법과 그 효능에 관한 강의가 ....
날씨는 이렇게 좋은데,
상봉 방향으로는 아직도 구름모자를 눌러 쓰고 그 모습을 보여 주지 않는다..
덕천강 가로 이어지는 산책길..
남정네들 몸에 좋다는 야관문이 지천으로 있어, 술 담는다고 검정비닐로 한가득 뽑아 담고..
1박2일의 재미있었던 산행과 친목을 겸한 일정을 마무리 한다.
함께했던 분들께 즐거웠다고, 담에 다시 만나자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