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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사골

뱀  사  골

 

 

 

 

명선봉 비박 이튿날

뱀사골 단풍이 눈에 밟혀 지리산 청소산행을 뒤로하고

옆지기와 둘이 뱀사골로 향했습니다.

높은 고도에서는 단풍은 이미 지고 없었고,

해발 천미터 아래로 내려서자 드디어 울긋불긋한 단풍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뱀사골 계곡의 푸른 물길 사이로 노랗고 붉은 잎들이 날리고... 또 흐르고...

예년만 못했다지만, 그래도 그 아름다운 빛깔에 취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만추의 뱀사골 풍경이었습니다..

나뭇잎 하나 떨어짐을 보고 가을의 영금을 안다는 말이 있습니다.

예년과 달리 올 단풍은 빨리 왔다 빨리 가네요..

이 아름다운 가을도 언제인지 모르게 왔다가, 금새 겨울에 자리를 내어줄 겁니다... 

황망한듯 합니다만, 새로운 생명을 위한 자연의 섭리인 셈입니다..

 

길가에 뒹구는 노랗고 붉은 단풍잎을 보고도 사춘기 처자들은 깔깔대고 웃었다 하지요..

 

울긋불긋한 단풍잎을 주워 두꺼운 책에 넣어 두었다가 보기 좋게 잎이 마르면

그 잎에 아름다운 시를 적어 책갈피로 쓰기도 했고

예쁜 엽서를 만들어 "두시의 데이트"나 "밤을 잊은 그대에게" 같은 라디오 방송에

사연을 적어서 보냈던 처자들은 이젠 고운 단풍마냥 세월의 흔적에 곱게 나이들어 가겠지요..  

요즘 아이들도 그런 감성을 갖고 있을까요?

아니라면...

공부에 치이고 자연을 돌아 볼 여유를 주지않은 어른들 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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