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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골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한 날

조개골 산행

 

일시 : 2009년 8월 2일

당초 코스 : 윗새제 - 조개골 - 하봉 헬기터 - 중봉 - 윗새제 (실제코스는 들머리와 날머리만 정확하고 중간은 알 수 없음)

누구랑 : 옆지기랑

 

애시당초 8월 2일은 칠선계곡을 가보기로 계획 했었다가

이런저런 이유로 가을로 미루고, 딴엔 동부능선의 마지막 코스를 더듬어 보자는

간단한 이유로 조개골을 오르기로 하였다

 렂  훓   

 

지금 생각키에, 반성합니다.

몇 달, 지리를 넘나들다 보니 지리가 별거냐 싶었겠지요. 건방져진 겁니다.

어디든 갈 수 있겠다 싶었겠지요.

한마디로 혼났습니다. 간단하게 말해 개고생 죽도록 했습니다.

 

 

처음 비둘기봉산장에서 금줄을 넘어 시작은 순조로왔습니다.

길도 넓고, 조개골 왼편으로 물소리 따라 산책하는 기분이었드랬습니다.

이른 아침이라 공단직원 걱정도 없고 상쾌했겠죠.

 

 

오르다 깜짝 놀랐습니다.

이건 무슨 짐승 발자국 인가요?

곰 인가요? 아니 발가락 모양이 멧돼지 같지요? 배설물도 보입니다.

근데 이건 시작 입니다.

 

 

그래도 조개골 계곡은 물이 불어 나름대로 나를 감동 시키기에 충분 합니다.

 

 

지계곡을 건너다 옆지기 스틱을 물 속에 빠뜨렸어요.

거의 반 알탕 수준으로 스틱을 건져냈는데

베낭 건네 주다 이번엔 내 스틱이 물 속으로 풍덩^^^

난감 합디다.

결국 세개나 건져냈으니 돈 많이 번거 맞지요?

 

 

지계곡을 세번 건너서

조개골 아지트 까지는 잘 찾아 왔습니다.

이후가 문젭니다.

 

 

친절한 표식입니다.

오리걸음으로 숲속을 기어나가서

원시숲 속으로 접어듭니다.

 

 

이끼가 지천인 숲속에서 드뎌 길을 잃었습니다.

좌로 가도 산죽 숲이요, 우로가면 넝쿨속이라

사람의 흔적은 아무데도 없고, 된비알을 치고 올라도

반달곰의 흔적만 선명 합디다. 지들 끼리 씨름을 했는지 주변은 땅도 파여있고 곰 발바닥 자국은 비온 후의 땅에

자국은 선명 한데, 길은 보이질 않고 난감해 집니다. 두려워 사진도 못 찍었네요.

어서 이 곳을 빠져 나가야겠다는 생각에 능선을 향해 치고 오르기를 2시간여 운무속에 주변까지 사라집니다.

반달곰 흔적에 두려운 마음이 더 먹먹해집니다.

어찌어찌 능선을 차고 올랐습니다.

일단 한숨을 돌려 봅니다.

 

 

정말 반가운 건, 하얀 비닐 리번입니다.

이 리번을 따라 어느 봉우리에 올랐는데 좌우 사방 주변을 볼 수 없어 알 수 없으나

하봉과 중봉 사이의 어느 봉우리인 듯 싶습니다.

물 한모금과 초코렛으로 허기를  달래고

급히 하산을 서둘렀습니다.

 

                              

 

하얀 비닐 리번을 따라 내려오니

왁자지껄 사람 소리가 납니다.

그 곳으로 급히 내려와 보니 치밭목 산장입니다.

휴일이라 산행인들이 상당 합니다.

한숨 돌리고 이고지고 왔던 삼겹살에 맛난 반찬으로 정신없이 오찬을 즐깁니다.

 

 

이제 숨도 돌릴만 합니다.

무제치기폭포에서 오늘 처음으로 주변을 돌아봅니다.

위에서 보는 폭포도 참 아름답습니다.

 

 

하산길에 보는 한밭골 입니다.

 

 

올려다 본 치밭목 산장과 비둘기봉 입니다.

아까 이리 하늘이 깔끔히 열렸더라면 하는 마음에 안타깝네요.

결국 오늘도 중봉은 하늘의 뜻대로

나에게 등을 보여주기 싫었던 게지요.

벌써 세번째 중봉 뒤치기 실패 입니다.

 

 

하산길에 한밭골 계곡의 무명폭포 입니다.

오늘 하루 참이나 힘도 들고 걱정에 두려움에 힘든 일정이었으나

산행 후의 느낌은 달콤 합니다.

그것 뿐이었습니다.

하루가 보람찹니다.

 

보람찬 하루 일을 끝마치고서

두다리 쭉펴면 고향의 안방

 

나도모르게 군대 훈련소에서 배웠던 군가가 입에서 흥얼거려 집니다.

힘들었던게지요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