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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방

칠선계곡을 가슴에 담고...

칠선계곡을 가슴에 담고...

 

일   시 : 2010년 6월 17일

산행지 : 지리산 칠선계곡

코   스 : 추성리 - 옥녀탕 - 비선담 - 칠선폭포 - 대륙폭포 - 마폭포 - 천왕봉 - 장터목 - 참샘 - 하동바위 - 백무동

거   리 :  18.5km (소요시간 : 12시간30분)

누구랑 : 옆지기랑, 그외 다수  

 

여름의 향기

그 대지를 적시는 생명의 소리

물과 소리와 자연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여행

 

멈춰있는듯한 산의 모습에도 소리는 존재한다.

불어오는 바람에, 참나무 살 부딪는 소리...

그 위에 앉아 제 짝을 찾는 홀딱벗고새의 간절한 울음소리...

 

오랜동안 풀지 못한 지리의 깊은 계곡 칠선골...

초여름 어려운 날을 잡아 자연과의 여행을 함께 했다..

 

 

 

 

 

 

 

 

 

 

 

 

 

 

 

 

 

 

 

 

 

 

칠선의 깊은 골짝, 한없이 높기만한 물줄기가 신음하며 떨어진다.

높고 깊은 골짜기에서 시원함을 느끼는 것은 물줄기에 부딪치는 바람 때문이 아니며,

하얀 포말을 이루며 산의 냉기를 몰아세워서도 아니다.

천지를 진동하는 우렁찬 소리.

귀도 멀게하고 목을 트이게하는 표효하는 엄청난 그 소리 때문이다. 

 

 

 

 

 

 

 

 

 

 

 

 

 

 

 

 

 

 

 

 

 

 

바위 사이를 흘러가는 물의 소리

천왕봉과 중봉에서 발원한 칠선의 물줄기는 마폭과 대륙폭포 그리고 칠선폭포로 이어져 엄천강의 물줄기를 이룬다.

마침내 물과 그 소리는 그가 해야할 소명을, 그의 업보를 짊어지고서

여행을 위해 아래로 아래로 흘러 내린다.

끊임없이 모습을 바꿔가면서 반복되는 힘든 여행길...  

 

 

 

 

 

 

 

 

얕은 곳은 한없이 맑고 그 중심은 짙은 어둠으로 가득하여

깊이를 알 수 없이 빠져들 것 같은 두려움이 앞선다.

잠시 뒤로 물러나 주변을 살피니

계곡물이 여울지는 곳에선 산새도 지저귀고

정신없이 오가는 다람쥐의 모습도 눈에 들어온다. 

 

 

 

 

 

 

 

 

 

 

 

 

 

 

나무가 우거진 좁다란 오솔길과도 같은 원시의 숲길

깊은 산중의 특유의 비릿함, 맑은 나무향.

그 사이사이 콧 속을 자극하는 알싸한 더덕향...

신비감을 다치지 않게 하려는 듯 발걸음도 조심스럽다.

자연은 스스로가 주인이다.

자연이 그리워 떠난 여행에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자연과 조우할까?

또 얼마나 그 자리를 지키기위해 마음을 썼는가? 

 

 

 

 

 

 

 

 

 

 

 

 

 

 

 

 

 

 

 

 

 

 

 

 

 

 

 

 

 

 

 

 

 

 

 

 

 

 

 

 

 

 

 

 

 

 

 

 

 

 

 

 

 

 

 

 

 

후    기 : 바보같은 질문을 해본다.

             고개 하나 넘었을 뿐인데, 다리는 이미 내 것이 아닌데

             머리는 맑고 가뿐하다. 왜이렇지?

             하늘이 열릴때까지 산새는 울었고, 물결은 춤을추었다..

             그것 뿐이었다.

             스스로 자라고, 스스로 사라지는 자연이 내게 준 기쁨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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