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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방

재약산 둘째날

재약산 1박 2일 (둘째날)

 

일   시 : 2011년 3월 26일 ~ 27일 (1박2일)

산행지 : 영남알프스 재약산 ~ 천황산

둘째날 코스 :  천황재 - 사자봉쉼터 - 천황산 (일명 재약산 사자봉) - 능동산 갈림길 - 1103봉 - 매바위 조망바위 - 필봉 - 시전마을 - 표충사 주차장

 

 

밤새 바람이 세차게 불어 텐트가 날아갈것 같더니,

아침이 밝아 오자 바람은 잔잔해졌는데, 차가운 날씨는 한겨울 날씨는 저리 가라할 정도다.

기온은 영하 4도... 체감온도, 영하 10도...

물병에 담아 두었던 물도 밤새 다 얼어, 긴 술자리 탓에 갈증은 나는데 사과 한 알로 풀어보려 하니 역부족이다..

 

 

우모복을 챙겨입고 카메라를 둘러메니 마음은 그래도 한결 가볍다.

일출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재약산 방향으로 산을 넘어야 하는데,

마음은 이미 재약산을 넘어 먼 산넘어 태양을 향했건만, 몸은 가려 하지 않는다...

 

머뭇거리는 사이에 드디어 사자평에는 붉은 기운이 넘어들고..

데크에 햇살이 들어오니 갑자기 수선스러워지며 다들 침낭과 텐트를 말리고, 하산 준비를 하느라 바쁘다.

 

 

어제 저녁 만찬과 술자리를 함께한 산꾼들에게 유일한 부부사진 한 장을 찍어 달라하고 하산을 서두른다.

물이 얼어 해결하지 못한 아침을 사자봉 쉼터에서 라면과 막걸리를 시켜 먹고 쉬엄쉬엄 오른다..

오늘도 막걸리로 하루 산행을 시작하자니 산에 술마시러 온건지 아리송하다...

 

 

 

 

 

 

사자봉 쉼터 근처에서 천황산으로 오름길에 내려다 본 천황재...

 

 

 

 

 

 

천황봉 정상 근처에는 수많은 자잘한 돌탑들이 있는데, 아기자기한 모습이 발걸음을 붇잡고,

그 너머로 어제 올라왔던 문수봉과 옥류동천 계곡이 내려다 보인다.

 

 

 

 

 

 

 

 

 

 

 

 

 

 

 

 

 

 

드디어 천황산 정상(해발 1,189m)...

이 곳 천황산은 재약산 사자봉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천황이라는 명칭이 일제시대의 산물이라서, 재약산 사자봉이라고도 부른다는데

산악인마다, 또 산행 지도마다 제각각 부르는 명칭이 다르니 처음 산행하는 우리같은 이에겐 혼동을 일으키기 쉽다.

빨리 본디 제 이름을 찾게 되기를 바란다..

 

 

저 아래 삼거리에서 우측으로는 능동산을 거쳐 가지산 방향으로 가는 길...

여기서 우리는 좌측 필봉 방향으로 방향을 튼다..

가을 억새가 넘실대는 날에는 장관이겠다..

또 다시 가을을 섣불리 예약해 본다..

 

 

 

 

하산길에 올려다 본 천황산..

오름길에 동쪽에서 볼때는 암봉으로 된 골산이었는데,

내림길에 서쪽에서 바라 보니 둥그렇게 흙으로 이루어진 전형적인 육산이다..

 

 

하산길에 가지산 방향으로 흰바위군들이 나타나는데,

자세히 새겨 보면 백호가 먹이를 보고 달려들 자세로 웅크린 모습의 바위가 보인다..

 

 

 

 

 

 

 

 

조망바위 몇개를 오르내리니 필봉 못미쳐 매바위가 나타난다..

지금도 저 바위 위에는 매들이 서식한단다..

흰색의 화강암 직벽에 암벽하는 산악인들이 즐겨 찾는다는 곳...

울산의 그 젊은이들이 다음 비박때 암벽으로 석이버섯을 따서 요리를 해 준다 했는데...

 

 

아래 보이는 소나무 몇그루가 있는 봉우리가 필봉이다 (해발 665m)...

해발고도는 약소하지만 저 위에서 내리 꽂는 아스라한 직벽에 오금이 저릴 정도다..

잠시 하산 길을 놓쳐 박배낭을 메고 수직 절벽으로 하산할 뻔했다..

필봉은 표충사에서 올려다 보면 영락없는 붓끝과 닮아있어 필봉이라 부르지 않았나 싶다..

 

 

 

 

필봉에서 내려다 본 표충사와 옥류동천 계곡..

어제 오름길이 뚜렷하고, 깊은 계곡 조용한 산사의 모습이 편안하다..

 

 

 

 

 

 

표충사에서 올려다 본 필봉...

다시, 어제 막걸리 한 잔에 시작한 표충사 주차장에 당도 했다..

짧지 않은 거리에 무거운 박배낭을 메고 힘도 들었지만, 힘든 것 보다도

더 큰 즐거움과 행복이 가득한 일정이었다..

 

사실, 부산의 산친구들에게는 연락하지 않고 지척까지 가게 된 것이 몹시 미안하지만,

다들 얼굴 보게 될 다음 산행을 기약하면서, 서운한 기분 거두어 주심...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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