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남 달 마 산 Backpacking
일 시 : 2015년 4월 25일 ~ 26일 (1박2일)
산행지 : 해남 달마산
코 스 : 도솔봉주차장 - 도솔암 - 박지 (1박) - 미황사천년숲옛길 - 너덜지대 - 미황사..
남도의 말단 해남 땅끝마을은 모든 계절의 시작을 알린다..
겨울이 가기도 전에 매화가 눈 속에 꽃을 피우기 시작하면
벚꽃과 진달래가 뒤를 이어 차례대로 전국을 휩쓸고 지나간다..
우리나라도 아열대 기후에 접어드는건지, 봄이 왔다 싶으면 여름이고
단풍이 드나 싶으면 언제인지 모르게 겨울은 성큼 문 앞에 와 있으니..
점점 짧아지는 봄과 가을에 아쉬운 마음이 앞선다..
솜털 보송한 새싹이 돋아나 연록의 세상이 곱기도 하더니
어느새 산색은 또 성하의 계절을 준비라도 하듯이 짙어만 간다..
사진은 클릭하면 원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여름꽃들이 잠시 숨고르는 시기.
남쪽으로부터 산 빛깔이 바뀌고 있다는 소식에
남도 땅끝마을 해남땅, 두륜산으로 이어지는 땅끝기맥 달마산을 찾았다.
해질녁 도솔암이 부드러운 햇살을 받으니 더욱 은은한 향내를 풍긴다.
저 암자를 세운 이도, 법당 마당에서 바라보는 저 노을빛에 아마 홀딱 반하지 않았을까.
서쪽으로 지는 태양..
어찌 저리도 고운 여운을 남기고 넘어가는지..
숙영지에서..
산에서 맞는 저녁은 항상 새롭다.
매번 날씨가 다르고 산마다 풍기는 느낌이 다르니 술을 마시지 않아도 앤돌핀이 솟구치고
하늘에 총총히 떠있는 달과 별을 보면서 당시의 두보가 되어 보기도 하고
가끔은 쉰 목소리에 가당치도 않은 조용필을 꿈꾸기도 한다.
게다가 술 한모금이 들어가면 세상 천하에 부러움없는 호기도 부릴 수 있으니..
그러니 산을 내려오면 주말을 기다리나 보다....
술마시다 별 돌리랴...
자연은 북극성을 중심으로 일사분란한 대오로 한치의 흐트러짐도 용납하지 않는데..
사진 속의 뚝뚝 끊긴 괘적처럼 취한 인간사 모습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
다음 날, 동쪽 해안에서 떠오르는 태양..
아니 다녀간듯, 깨끗하게 주변을 정리하고서.. 하산길..
편한 내림길은 '땅끝천년숲옛길'로..
'땅끝천년숲옛길'은 해남 송지면 땅끝마을 맴섬 선착장에서 미황사, 현산면 봉동계곡, 대흥사를 거쳐
옥천면 탑동마을까지 52km 구간으로 고산과 추사, 다산이 교류하던 옛길을 일컫는다..
땅끝길과 미황사역사길, 다산초의교류길 등 3가지 테마로 구분된 이 길은
작은 오솔길을 활용해 자연스러운 숲길을 조성하여 앞으로 찾는 이가 많아질 것 같다.
그 중에서도 땅끝 맴섬에서 도솔암에 이르는 코스는 달마산과 갈두산을 잇는 땅끝기맥을 따라 걷는 곳으로,
주로 평지를 걷는 느낌으로 3~4시간 정도면 완주할 수 있어 가족이 함께 걷기에도 적당하다.
--- 해남군 ---
도솔암에서 미황사까지의 길은, 달마산 바위 봉우리들을 오른편 머리 위로 두고 걷는데
부드러우면서 햇빛을 가려주니, 한 여름에도 부담없이 걸을 수 있겠다.
미황사 주지스님의 낭랑한 불경소리는 가없이 퍼져 나가고
그 창연한 고찰 지붕은 흡사 사천왕상같은 달마산 암봉들을 머리로 이고 서있다.
풍수를 모른다 해도 배산임수의 십이지지 길지임은 분명하다.
1박2일 간의 힘들지 않은 일정에 봄볕을 가슴에 가득 품은 힐링 산행 날..
요즘은 산행인지 트래킹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 이런 어슬렁한 나들이가 참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