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 리 산 천 왕 봉
일 시 : 2015년 2월 19일 ~20일 (1박2일)
산행지 : 지리산 천왕봉 (1,915m)
코 스 : 중산리 - 칼바위 - 유암폭포 - 장터목대피소(1박) - 천왕봉 - 로타리대피소 - 중산리
산림청 지정 100대명산, 그 아홉번째 산행..
설 명절 연휴에 지리산에 들다..
올 설은 5일 연휴다.
멀리 직장에 다니는 딸 아이와 실습 중이라 집을 떠나 있던 아들이 모두 집에 오는 설 연휴.
며칠 전부터 옆지기는 아이들 먹일 음식 준비에 분주하다.
딴은 이 음식을 차려 놓고 1박2일간 지리산으로 갈 요량..
설날 아침, 차례를 마치고 아이들에게 세배를 받고 세뱃돈을 주고
또 딸 아이한테 설 용돈을 받고.. 주고 받는 현찰 속에 싹트는 가족애...
지리산 장터목대피소에 예약자가 미달인 날은 일년에 두번, 추석과 설날 당일..
명절 날 1박2일간 산으로 가는게 즐겁다가도 좀 이상해 보이는 순간이기도 하다..
그래도 날씨는 좋아, 포근하고 바람도 불지 않으니 중산리 출발선에 선 기분이 참 행복하다..
통신골 입구에서 바라 본 장터목과 제석봉 구간 능선..
하얀 상고대가 어서 오라 손짓한다.
볕이 너무나 좋아 상고대 녹을까봐 나도몰래 발걸음이 바빠진다..
장터목대피소 바로 아래에서 본 일출봉 능선..
능선에 올라서자 마치 설국에 들어선 느낌.
대피소 주변의 모습이 다른 계절과 판이하게 아름답고 이국적이다..
경방기간이라 출입이 통제된 연하봉 방향.
4시 반에 간단하게 술만 한 잔 하자는게 저녁밥까지 다 먹어버리고..
방 배정 받으라는 방송에 숙소로 들어가다 얻어걸린 서북능선으로 지는 해.
얼떨결에 일몰을 구경하다..
다음날 아침.
뜨끈한 누룽지 한 입에 새벽 추위를 몰아내고 길을 나서다..
제석봉 오름길에 아직 어두운 주변을 깨고 여명의 빛과 만나다.
파란 하늘과 반짝이는 수많은 별들..
일출 전 여명의 빛은 오묘한 색감이 특징이다.
흔들거리는 배낭 위에 카메라를 붇잡고 장노출로 찍어 본다..
이럴 때 항상 후회하는 한마디.. 삼각대 가져올걸..
제석봉에서 바라본 천왕봉 너머의 일출..
제석봉 고사목은 항상 준비된 모델..
쓰러져 기둥만 남아 이파리 한 장 키워내지 못해도 또 다른 할 일이 있음을 몸으로 보여준다.
눈덮힌 칠선계곡을 내려다 보며.
천왕봉 정상석 배경 사진을 이렇게 여유롭게 찍어본 기억이..
다만 동남아 여행객들이 자기네 나라 국기를 들고 에배레스트라도 정복한 것 처럼
정상석 주변을 돌아다니는 통에 약간 시끄러웠을 뿐..
음력으로 새해 첫날..
지리산 천왕봉을 다녀온 그 기분으로 올 한 해 즐거운 일만 있기를..
아래 사진은 아파트 뒷 배란다에서 호랑산에 안개 낀 모습이 멋스러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