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사골 단풍
일 시 ; 2015년 10월 25일 (일요일)
산행지 : 지리산 뱀사골.
코 스 : 요룡대 - 와운교 - 탁용소 - 뱀소 - 병소 - 병풍소 - 제승대...
유독 가뭄이 심한 올 해.
배고픈 저수지나 쩍쩍 갈라진 논바닥 만큼 나뭇가지도 물이 필요한 건 매 한가지.
잎은 마르고말라 베베 비틀었어도 단풍은 스스로를 붉게 물들이며 한껏 자지러진다..
감동에 꽤 메마른 내 마음에 동요를 일으키기에 충분한 놀라운 재주를 발하는 붉은 색은
예년의 탄력만 못해도 이 정도로도 충분히 고와.
위대한 자연의 변장술에 또 한 번 감탄을 한다.
실은 후대를 위한 자연의 성스러운 마지막 몸부림인 것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단풍만 보러 왔더냐, 나도 한 번 봐 주라.
포말을 일으키며 시선을 당기는 아기자기한 폭포들.
세월은 또 어디 사람봐서 흘러가던가.
축지술로 부리나케 내 달리는 배낭족들아
예서 일없이 노닌다고 질책도 하면 안돼.
뱀사골 단풍은 가을 계곡 산행지의 대명사 같은 곳.
월악산부터 단풍을 쫒아 이 산 저 산을 따라다니기엔
내 시큰한 무릎이 참 벅차해,
하지만 아직 그 여행이 끝난게 아냐.
비까지 내려 촉촉한 가을 지리산에
약간의 알코올과 마음 속 깊은 감성만이 종일 주변을 뱅뱅 맴돌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