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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방

[스크랩] 장흥 천관산 보쌈산행

 천관산 보쌈(?)산행

 

토요일 아침부터 나보다 더 바쁜 우리 딸랭구(딸 애칭)가 출근길부터 한마디 한다.

"아빠, 축제 마지막 날이라 나 오늘 늦는다. 새벽 3시에 끝날 수도있고, 더 늦을 수도 있어~~"

모시러 오란다.

옛말에 똥낀 놈이 큰소리라더니, 지는 항상 당당하다.

저녁늦게 누구 한 사람이라도 안들어오면 잠을 못자는 성격이라, 이럴때 가장 겁난다.

 

밤 늦도록 T.V보다 P.C와 놀다 지쳐  돌아보니, 엄처는 코골고 주무신다. 이럴땐 꼭 딴나라 사람같다.

딸내미가 아직 안들어 왔는데 저렇게 아무 상관 없다는듯이 잘 수 있다니---

몇시간을 뒤척이다가 졸다가 했을까? 손전화가 울린다. 딸랭구다

"아빠, 학교앞 미니스톱이야---"  "뚜--뚜--"

흐미, 지 할말만하고 전화 똑 끊어먹는--  난 완전히 지 기사다. 박기사^^^

 

딸 모시고 오는 길에 걱정이 생겼다.

"인제 잠도 안오고, 어찌할꼬?????"

그때 머릿속에서 백열등이 반짝이다~~~~~ "보쌈 산행"

 

"일어나, 다섯시야. 일찍 가야 산도 가고 모임도 안늦는 다니까! 빨랑 일어나!!"

엄처 아직 정신 없다. 부시럭이더니 웬일로 아무말 않고 잠결에 일어나 세수하고, 옷 갈아입고

주섬주섬 물도 챙기고~~  별일이다.

시간은 새벽 3시 10분 "

"흐흐흐 성공이다."

차에 올라타고, 시동걸고 네비 켜고 거울 한번 보는데

"뭐야? 꽥!!~~" 엄처가 차 안의 시계를 보고 말았다.

 이제는 지체할 이유가 없다. 냅다 장흥까지 줄행랑

 

소리 한번 지르더니, 이내 다시 코골고 주무신다. 어이 없음.

혼자 심심케 운전하여 장흥읍에 당도했으나, 무지 배 고프다.

새벽부터 이리 설쳐댔으니 허기질 수 밖에

그많은 "김밥XX"도 하나도 없다. 희한한 일일쎄.

"큰일이다, 우리 둘다 배고프면 산에 못오르는데---"

그때, 저기 "엄마분식" 간판이 켜져있다. 무지 반갑다

아니 그런데 가서보니 간판만 켜졌다.

욕한번 해대고 돌아서는데, 드뎌 미니스톱 발견~~!!!

컵라면, 삼각김밥, 진용이동생이 맛 보여준 천하장사소세지, 음료수등

새벽부터 포식이다. 주인 보기 쫌 민망타.

배를 채우고 드뎌 천관산 주차장에 당도하다!!!!

 

 

아직 해가 뻘건 눈만 내밀어, 산 색도 발갛고,

불영봉, 환희대 모두 붉게 고개만 내밀었다.

이 바위벽들은 해가 올라오면서 점점 색이변한다.   

 

300미리로 땡겨 보았다. 입체감이 살아나고

나름 포스가 잡힌다.

새벽에 1등으로 도착하니 좋은점 3가지

첫째, 주차비가 없다.

둘째, 입장료도 없다

세째, 시끄럽지 않다. 정상까지 단 한사람도 만나지 못했다.

 

사람이 적어야 한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이 모두가 소통과 상상의 간격을 가져야한다.

지,능선을 타고서, 운무도 없는 고적한 산행

참 산행의 맛이 아닌가 싶다.

또, 지리산 로프웨이 생각이 난다.

 

 

앞사람 발 뒤꿈치만 보고 산을 오르면 이런 주변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보고, 생각할 여유가 있을까??

간간히 들리는 새소리가, 폿죽같은 땀을 닦는 여유를 준다.

 

지금 보시는 바위의 이름은???

양근암 이랍니다. 닮았죠?

꼭 그 앞에서 한장 찍자고 쪼릅니다. 찍는 내가 민망합니다. 쩝~~~

 

가을이면 이 곳도 앞사람 똥꼬보고 갑니다.

억새가 지천입니다.

지금도 고스락대는 바람에 억새 흔들리는 소리만 능선을 감습니다.

 

아래, 연대봉입니다.

천관산 정상이고요, 조선시대 봉화대로 쓰였답니다.

맑은날은 한라산이며, 해남 두륜산 고흥 팔영산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이 날은 암 껏도 안보입디다. 

 

해가 오르자 불영봉 모습이, 색감이 달라졌어요.

망원으로 땡겼더니 선명도는 떨어져도 강해보이죠?

 

이제 하산길입니다.

아직까지 한사람 없데요.

간간히 땀 식히는 봄바람만 불어오고, 가끔 쫑알대는 새소리만 지나 다닙니다.

 

"억새숲속에서 점심을 먹다".

집에서 두가지 양주를 섞어 가져왔더니, 술도 못먹는 엄처가 어찌 알았는지

뭔 술맛이 이리없냐고 타박한다.

그것도 잠시 몇순배 잔이도니, 맛있단다.

취한겁니다. 

 

하늘이 하도 파래서 한장

억새 사이 능선 길.

햇살에 얼굴 타기 딱 안성마춤

그래도 너무나 좋습니다.

 

또 얼굴이 바뀌었네요.

초록과 흰 바위의 조화

 

도포입은 보살같지요?

어찌 저런 바위가 만들어졌나 궁금합니다.

 

처음으로 사람을 만나다.

나보고 고생한단다. 내 보기엔 지가 더 고생이라~~~

 

바위 위의 껌과 껌딱지

바위에서 어떻게 떼내지?

 

장천재 모습. 해가 오르니 인제사 모습이 보입니다.

 

뒤 에서 본 천주봉

하늘에 기둥을 깍아 놓은 듯 하다해서 지은 이름

 

 

하산 길에 만난 계곡물

알탕하고 싶었으나

사회적 체면도있어, 꾹 참고 족탕만~~

내려와서 감자캐고, 동동주에 파전에, 오곡밥에 또 포식했심다. 

 

출처 : 여수해우산악회
글쓴이 : 상준지윤아빠(박창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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