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글라스 불패
일 시 : 2010년 8월 8일 (일요일)
산행지 : 지리산 대성골
코 스 : 의신마을 - 대성마을 - 1철다리(작은세개골초입) - 2철다리(큰세개골초입) - 남부능선삼거리 - 원점회귀
거 리 : 9.8km (소요시간 : 6시간, 식사, 물놀이)
산악회 8월 정기산행을 대성골로 다녀왔다..
개인적으로야 올 여름에만 세번째지만, 산악회 여름산행지로 정해 놓고도
우천으로 두번이나 취소가 되고, 우여곡절 끝에 푸른 숲과 계곡이 기다리는 대성골로 들어갈 수 있었다.
예보에는 기온이 34도를 웃돌거라 하고, 아침나절 부터 얼굴에 부딛치는 햇살이 따갑다..
아직은 휴가철인지라 그다지 많은 숫자는 아니라도 오붓한 인원이 참석하니 오히려 나들이 산행에 적격이다..
칙칙한 겨울 보다야 울긋불긋 화사한 등산복이며 밝은 얼굴이 있어, 그런대로 여름 산행도 멋스럽다..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하늘이 보이지 않는 깊은 숲으로 들어가니
밤나무와, 무궁화 그리고 개망초꽃들이 지천에 널려 우리를 반기고
뒷산에나 온듯이 여름 한나절 여유로운 마음으로 지리산 정기를 받아들이며 숲길을 걷는다...
일본군 신무기의 위력에 눌려 동학농민군이 참패한 아픈역사를 간직하고
1950년대 빨치산과 토벌대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져 피의 골짜기였던, 아린 가슴에 상처도 깊은 대성골...
그러나 아픈 상처의 흔적은 없고, 물은 물대로, 산은 산대로 그자리에 그대로 있을뿐이다.
노닐듯 걷다보니 어느새 대성마을에 도착하고,
뜨거운 햇살을 삭히는 주막의 알싸한 동동주 한잔... 술 향에 취하고, 기분에도 취하고
여기저기서 시원함에 탄성이 나올 무렵...
"내, 선글라스가 없네!!..." 새로 오신 여성 회원이 선글라스를 떨어뜨린 모양이다...
지난번 김정란 회원 것보다 더 비싼거라는데... 무신 선글라스를 다들 비싼거만 끼고 다니는거여....
햇살도 따가운데, 눈에 끼고 올라오지, 뭐하러 목에 걸어가지고서는....
새 회원이 울상이니 모두들 술맛도 달아나고...
아쉬움도 잠시... 기쁜 소식이 들려 온다..
뒤따라 오던 우리 회원이 주워 주인을 찾으려고 가지고 올라온 모양이라...ㅎㅎ
모두들 기뻐하니 내 일처럼 즐겁다..
두번째 선글라스를 찾고보니...그새, 나랑가면 선글라스 걱정없다고 자랑질이다...ㅎ
큰세개골 초입에 도착하니, 다들 배가 고프단다.... 밥먹고 가자는데..
거나한 오찬에 술잔이 한두바퀴 도니 더이상 오름길은 없다..
물 속에 몸을 담그고 물장구를 치니 애들은 저리가라다...
너럭바우에 몸을 누이고 달콤한 오수도 즐겨보고
다이빙하며 물첨벙대는 소리, 물장난치며 깔깔대며 웃는 소리, 가는 여름을 성급히 아쉬워하는 나무 위의 매미 울음 소리......
여름 한나절이 숲속을 울리는 웃음소리와 함께 그렇게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