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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방

덕두산과 철쭉을 기다리는 바래봉

철쭉 붉게 물들 5월의 바래봉을 그리며.. 

 

 

일   시 : 2011년 4월 23 ~ 24일 (1박2일)

산행지 : 지리산 덕두봉 ~ 바래봉

코   스 : 구 인월 마을 - 휴양림 갈림길 - 덕두봉 - 바래봉 - 운봉 허브밸리

 

 

들이고 산이고  따뜻한 햇살 만큼이나 봄이 무르 익어 가니, 싱숭생숭 괜시리 내 마음만 분주하다.

한 달에 두 번있는 놀토에 잔뜩 기대를 했었다..

여기저기 보고 싶은 사람도 많고, 그만큼 산행 약속을 많이 했었는데

예상치 않은 회사일로 모든 약속을 펑크내고, 일요일 출근을 위해 어디로 갈까 궁리 끝에

가깝고도 짧은 산행지를 선택했다.

지리 주능선 상에서 대간 종주 길 중, 유일하게 걷지 않았던 인월에서 바래봉 구간으로..

 

 

 

 

 

 

하늘은 시리도록 푸르고

키 큰 나뭇가지는 애꿎은 구름만 메달고, 소소한 바람에도 꽃잎을 날리며

들머리에서 부터 봄꽃 산행을 예견이라도 하듯이 목련이 반갑게 우리를 맞이 한다.

 

 

봄바람은 세찼다.

박짐을 메고 한시간여를 오르니 땀은 흥건한데도,

깊은 숲 속까지 불어대는 바람에 잠깐 쉬는 사이에 한기를 느낀다.

 

 

 

 

삼거리에서 덕두봉 방향으로 오르던 중 고도 750지점에서 사면길을 놓쳐

안부로 내려서는 바람에 무려 한시간 정도를 60도 경사의 직벽을 치고 박짐을 메고 오르느라 초죽음이었다.

덕두봉 정상에서 인증샷.

옆지기 표정에서 힘든 기색이 역력하다.

 

 

 

 

그래도 힘든 우리를 반겨 주는건 아름다운 야생화 무리들..

바래봉에서 올려다 보니 푸른 하늘엔 흰구름만 정처없이 흘러 가고..

힘든 사이에도 잠시 여유를 부려 보려 했으나, 몸을 가누기도 어려울 정도로 바람이 세차게 불어 중심잡기도 힘들다.

 

 

 

 

 

 

 

 

 

 

 

 

 

 

 

 

 

 

 

 

 

 

 

 

 

 

 

 

 

 

 

 

 

 

 

 

 

 

 

 

 

 

 

 

 

 

바래봉 샘터에서 1박 하려 했으나 계획을 바꾸었다.

바람때문에 샘터 귀퉁이에서 불쌍한 포즈로 지리산 샘물 한모금 겨우 얻어 마시고 바로 하산...

 

 

 

 

 

 

 

 

 

 

다행히 운지사로 내려 오는 샛길에 메섭게 불어 대던 바람 막아주는 한 뼘 자리가 있어 

햇살을 온 몸으로 받는 아름다운 진달래 무리와 어울려 늦은 점심도 먹고

푹신한 침엽수 낙엽도 밟고, 코끝까지 상쾌한 피톤치트 향도 맡으며 힘든 하루 산행을 마무리 한다..

굳이 집에 가도 될 시간인데도 운지사 아래 공터에 박짐을 풀었다...  

박짐메고 하루를 걸었던 것이 억울하여 넓은 숙영지, 지천으로 깔린 쑥을 양탄자 삼아 만찬장을 펼친다. 

 

 

 

 

4월 28일부터 5월 23일까지 바래봉 철쭉 축제가 열리게 될 운봉 허브밸리.

만개한 꽃잔디와 아직 지지 않은 벚꽃, 그리고 식물원에 가득한 허브 향까지...

이른 아침 신선한 공기와 화사한 꽃들이 출근하는 일요일을 보상이라도 해주는 것 같았다... 

 

붉게 물들 바래봉의 5월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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