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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둘레길

지리산 둘레길 14구간 (대축~원부춘)

지리산 둘레길 14구간

 

 

 

일   시 : 2014년 1월 11일 (토요일)

걸은길 : 지리산 둘레길 14구간 (대축~원부춘 구간, 8.6km, 5시간)

코   스 : 대축마을 - 축지교 - 입석마을 - 상사바위 - 웃재 - 원부춘마을  

 

 

 

 

2014년 두번째 주말.

아이들이 취업과 학업으로 모두 집을 떠나고, 모친과 우리 부부 이렇게 셋이 덩그러니 남으니

이 방을 가나 저 방을 기웃거리나 적막강산이라..

노후가 미리 보이는 것 같아 맘 한 쪽이 아리다..

건강이 좋지 않은 노모를 두고 박산행은 갈 수 없어, 궁리 끝에 잇지 못한 둘레길을 걷기로 한다. 

 

 

 

경상남도 하동군 악양면 대축리 대축마을과

화개면 부춘리 원부춘마을을 잇는 8.6km의 지리산둘레길.

논둑과 들길 그리고 시골집이 넘어다 보이는 고샅길을 걷던, 여느 둘레길 구간과는 달리

지리산 남부줄기인 형제봉 중허리를 관통하는 난이도 상급의 구간이라

미리 구간의 특징을 모르고 이 길에 들어선 유산객들은 구간 종료 후

이건 둘레길이 아니라 산행이라고 원성이 대단한 모양이다..

 

아래, 정면에 보이는 산은 광양 백운산 자락..

정상의 희끗희끗한 잔설이 없었다면 봄이라 말할 수 있는 포근한 날씨였다..

겨울 가뭄으로 평사리 곡창 너른 들판의 젓줄인 악양천도 물줄기에 힘이 없다.

 

 

 

 

 

 

 

 

 

대축마을을 나서면 바로 축지교를 건넌다.

이 축지교를 건너 입석마을로 가는 길은, 양갈래 빨강 화살표처럼 좌우 두 길로 나뉜다.

왼편으로 걸으면 악양들판의 모델격인 부부송을 거쳐서 최참판댁을 지나 입석마을에 이르고

오른편으로 접어들면 악양천 강둑을 따라 확 트인 형제봉능선을 바라보며 이어가는 길이다.

왼편 고소산성부터 오른편 높게 솟은 형제봉 정상까지 한눈에 조망된다..

 

 

 

 

이제 막 아침 빛이 들려하는 악양 하늘..

 

 

 

 

 

 

 

 

 

섬진강과 백운산자락을 벗 삼아 걷는 길이 마냥 즐거웠다.

 

 

 

 

 

 

 

 

 

선진강 건너 백운산 자락..

 

 

 

 

고소산성에서 형제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단체 사진을 찍다..

뒷모습과 그림자로..

 

 

 

 

너도 찍어주마..

 

 

 

 

봄이 왔나보다..

파릇한 보리 싹이 반갑다.

보리 새순에 된장국을 끓이면 반찬이 필요 없는데..

 

 

 

 

우측 정면 오름길로 직진하면 입석마을..

이 곳에 선돌이 있어 그것이 마을 이름으로 굳어진 곳이다.

선돌은 입석리 마을 뒤 논바닥에 있으며 마을의 경계석으로 삼았다는데,.

마을의 안녕을 비는 제를 지내기도 한단다..

 

 

 

 

형제봉주막..

心 m 전방에 주막이 있다는데..

갈증난 초뺑이 부부의 애간장을 녹이더니 200여m나 더 가서 나타난다..

세상사 마음먹기 달렸다는게 여기에도 적용 되는듯..

 

 

 

 

아침 먹은지 얼마되지 않아 딸랑 막걸리 한병만...

악양 막걸리인데, 보기와 다르게 걸죽하니 쓰지 않고 달달하니 맛이 참 좋다..

참고로, 계산하고 나면 급 취기 올라 옴..

 

 

 

 

오가는 사람들의 한자락 취중 낙서가

시의 한구절에 견주다..

 

 

 

 

 

 

 

 

봄날, 하동  

매화 피고 나니

산수유 피고

또 벚꽃이 피려고

꽃 맹아리 저리 빨갛다.

화개 지나는 중

꽃피고 지는 사이

내 인생의 웃음도 눈물도

다 저기에 있다....

 

멋진 글이다..

 

 

 

 

공지영 작가의 "지리산학교"에도 나오는 주막이라는데..

다 읽었었는데 도통 기억이.. 

 

 

 

 

세월의 더께를 입은 양은과 스텐주전자의 등돌린 동거..

 

 

 

 

막걸리 두 잔에 거나하게 취하니

아직 시작도 못한, 저 멀고도 높은 형제봉 산길을 어찌 넘을꼬..

 

 

 

 

오름길에 내려다 본 입석마을..

뒷편 산줄기는 칠성봉과 구제봉 능선..

 

 

 

 

 

 

 

 

 

입석마을에서 오르다보면 화장실과 평상이 있는 곳을 지나게 되는데 섭바위골이다.

나뭇가지 하나를 꺽어 들고는 하루 종일 저걸 들고 어찌나 협박을 해 대는지.. 

 

 

 

 

산행도 군대식으로 어깨를 흔들며 걸으면 좋다며

팔을 앞 뒤로 휘 저으며 걷는다... 어이 상실..

요즘 술이 한 잔 들어가면 나타나는 증상.. 

 

 

 

 

형제봉 사거리..

왼편은 고소산성으로, 오른편은 형제봉으로..

등 뒤에서 올라 왔으니, 우리는 계속 직진..

오른쪽으로 가자는걸 겨우 뜯어 말려 가야할 길로 감..

 

 

 

 

형제봉 능선을 지나 숲속길을 걷다가 고개를 들면 저멀리 섬진강과 백운산 자락의 풍광을 볼 수 있는곳...

너럭바위를 만난다.

 

 

 

 

너럭바위에서 바라 본 섬진강과 백운산..

 

 

 

 

 

 

 

 

 

 

 

 

 

 

형제봉 능선을 넘어서면 이쪽은 완전 겨울이다.

살아 보려니 눈길에서 자세는 엉거주춤..

 

 

 

 

 

 

 

 

 

형제봉 능선을 30여분 내려서면 평상이 있는 쉼터가 있다..

 

 

 

 

쉼터에서 보이는 조운사 암자..

입석마을 형제봉주막 주인장이 이곳 조운사 주지에게

신도도 없는데 차라리 절을 허물고 주막을 지어 같이 장사하자 했다는데

주지의 대답은 과연 무어라 했을꼬,.

음.. 하산길에 이 자리에 주막이라..

술꾼의 눈으로 보면 주막터로는 명당임에 틀림없다..

 

 

 

 

 

 

 

 

 

조운사에서 15분 여 내려오면 원부춘마을에 도착..

부춘을 <부치동>, <불출동>으로 부르고 있는데, 지명유래는 대충 세가지로 알려지고 있단다.

첫째, 마을이 형제봉 아래 산허리에 매달리듯 붙어 있다 하여 부치동이라 한다.

둘째, 고려시대때 원강사라는 큰 절이 있어 부처골이라 했는데, 이것이 변하여 부춘이 되었다.

셋째는 고려때 한유한선생이 이 마을에 숨어 살아 생긴 지명이라 한다.

선생이 손수 [불출동]이라 바위에 쓰고, 세상에 평생나오지 않고 신선이 되었다 한다.   -- 자료 퍼옴 --

 

 

 

 

택시를 부르고 망중한을 즐기고 있는데

어디선가 골든리트리버 한마리가 쏜살같이 달려와 같이 놀잔다.

이녀석에게 줄 한조각의 과자 부스러기도 없음이 엄청 미안했던 하루..

 

 

 

 

이 녀석이 여잔감?

느낌 아니까... 눈까지 지그시 감고..

 

 

 

 

둘이지만, 산악회서 하는건 다 한다..

광양에 들러 대구뽈떼기탕에 하산주 한 잔 하려는데,

이름이 딸기라는 이 녀석이 또 옆에 와서 아양을..

하루내내 개판이네.. 그렇다고 올 해 산행이 개판되는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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