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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방

거망산 가을 산행

함양 거망산 가을 산행

    

산행 일자 : 2009년 10월 25일 (일요일)

산  행  지 : 경남 함양 거망산 (해발 1184m)

산 행 코 스 ; 청량사 - 불당골 - 1260고지 - 거망산 정상 - 은신암 - 용추계곡 - 주차장

산행 거리 : 14km ( 산행시간 : 5시간 )

 

                         

 

참, 오기를 잘했다 생각했다. 

가을 햇살 좋고, 거기다 서늘한 바람 마저도 살갑게 느껴지는 10월의 가을 산행

어디로 갈꺼나 며칠 전부터 고민에 고민을 하다 억새도 보고 사람도 별로 많지 않은 거망산으로 ......

 

 

용추계곡을 좌우로 4대천왕처럼 자리하고있는 거망산, 기백산, 황석산, 금원산 산줄기따라

불당골 우측사면을 따라 된비알을 차고 오르니 뿌연 날씨 속에서도 멀리 능선들이 모습을 보여준다.

 

멀리 황석산도 두 귀를 세우고 바라 보는데, 한줄기 바람이 귓등을 스친다. 

이럴 때 불어오는 바람은 세상의 어느 기계로도 치유할 수 없는 귀중한 약이 된다.

 

 

 

 

산에서 할 수있는 가장 중요하고도 매력적인 일은, 그냥 걷는 것이다.

일주일을 밥벌이를 위한 가차없는 노동에 대한 보상으로 주말이면 산을 찾는 산객들에게는 그냥 걷는 것이야말로 최대 약이다.

 

 

어느 시인은 산사의 바위 위에 10분만 눈을 감고서 누워 보라 했었다.

원래 인간은 느낌으로 살아가는 존재라서 약간의 시간만 눈을 감아도 이내

감각기관이 발동하여 귀는 바람의 두께를 느끼려 애를쓰고, 코는 후각으로 바람의 결을 감지해 낸다고...

 

용추계곡 너럭바위 위에 큰 대 자로 누워 한참을 눈을 감고 가만히 있고 싶다...

 

 

 

 

낙엽을 날려본다.

찰라를 포착하려는데, 흔적은 눈에서 멀다.

잎을 놓아버린 단풍나무, 상수리나무의 마른 줄기가 능선자락을 보듬어 나가고

그 사이 옆지기 머리 위로 낙엽이 떨어진다.

 

 

 

 

천혜의 조건을 갖춘 적당한 높이의 산야에 용추사와 이웃한 오밀조밀한 암자와 정자들이 흐르는 물길 사이로 모여 있었으리라.

산줄기 사이로 물은 흘러가고, 산허리 사이로 바람이 휘감아 돈다.

살짝 산객들 눈을 피해 물 속에 내 몸을 대 자로 뉘어 본다.머릿속까지 신경이 곤두서다가도 견딜만해지는 이 시원함은 무어라 표현 해야할지 ..... 

 

 

 

                      

 

  

 

후     기  :  누군가 그랬습니다. 자연은 뒷모습도 아름답다고...

               뒤 돌아보니 지나온 자취들에서 그 말을 실감합니다.

 

               숲은 숨쉬는 곳입니다. 

               모든 살아있는, 기고, 날고, 걷는 뭇 생명들이 숲의 날숨을 마시며 그 존재의 가치를 부여 받았고,

               이 숲을 걷는 것이 결국 인간을 생명으로 걸어 들어가게 하는 일상의 은혜이자 축복이라 생각합니다.

               난 오늘도 한줌의 축복으로 충만한 하루를 만끽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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