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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방

[스크랩] 소백산 정상에 서다

장거리 여행 끝에 소백산에 오르다.

 

창립 이래 가장 멀리 떠나온 산행 인데다, 전원A코스도전, 전원 정상정복, 또 이렇게 깡그리 모여서

단체사진 찍기도 처음인듯 하오이다. 사진찍는 나만빼고~~~

 

 

소백산에 오르다.

꼭두새벽부터 부산히 움직여, 집결지에 도착하다.

장장 다섯시간 차를타고온 들머리, 천동계곡 입구.

쏘가리매운탕, 마늘돌솥밥, 도토리묵밥정식....  엄청 좋아하는 메뉴다.

나, 또 기약해본다. "느 들도 담에 보자.."

 

 

소백산 대표계곡, 천동계곡

고기잡아 꿰듯이 엮어, 줄세워 산행 시작하다.

들머리부터 산행길에 돌을 깔아, 신작로를 만들어 놓았다.

난 이런 길이 싫다.

비가 오면 풀섶에 맺힌 이슬이 옷깃에 스치는, 그런 아담한 오솔길이 좋다.

그래야 걸을 맛이 난다.

 

 

물길이 떨어지는 곳에서 잠시 발길을 멈추다.

길 양편의 초록은 하늘과 물에서 화려한 빛을 발한다.

게다가 졸졸흐르는 계곡물은 내 모든 감각기관을 충족시킨다.

 

 

오늘 산행이, 쨍한 날씨탓에 힘들줄 알았다.

어제 일기예보에 "내일 기상은 기온 29도에, 쨍하고 맑은날......"

아뿔싸 여수지역 예보를 듣고, 난 회원들에게 더울테니 물 많이 가져가시라고 했는데...

 

 

경섭이회원부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오늘도 역시 1m 이상 떨어지지 않았다

 

 

중턱도 못미쳐 빗발이 흩날리더니, 선두는 소나기에 완전히 젖었단다.

땀인지 빗물인지 뒤범벅이되어, 빗줄기 가늘어지길 기원해 본다.

"아!!! 나는 알탕 중이다." 자기최면을 걸다. 

생각만해도 시원타.

 

 

500년 나이 잡수신 주목. 수백년 풍상의 흔적이 고스란히 베어있는, 자연 주목터널

미니어처같이 앙증맞고 이쁜 야생화 사진 찍어대다, 항상 옆에 있던 옆지기마저 먼저 올라가 버리고,

느긋하게 능선길을 혼자 천천히 올라간다.

 

 

천동쉼터, 빗물동동주 한잔에 피로가 싹 가신다.

오히려 한낮의 불볕더위에 지침없이, 정상에 도달할 무렵

"하루일과를 마치고 , 낡은 축음기에서 버지니아울프의 애잔한 노랫가락이

흘러나오는 목로주점, 목구멍까지 알싸한 쌩맥주 한잔을 신기루처럼 그려본다."

생각만해도 행복하다. 

 

            

 

정상에서의 한줌 바람은 정수리까지 차고 오르는 감동의 물결!!

소백의 골짜기 끝이 없듯이, 초록의 격랑의 물결에 끝없이 설레이고,

가슴벅찬 오름길 이었다.

저 뒤로 운무에가린 국망봉 언저리

 

넉넉한 우리의 점심

십시일반 모인 반찬들이 여느 뷔페 못지 않다.

 

 

산이 좋아 자잘한 인연으로 만나

이 먼 비로봉 정상에서 함께 점심을 같이 먹는 인연이 되었을꼬.

오래오래 같이 하기로 마음 먹다.  

 

 

멀리 운무속에 연화봉

유유창천 끝없이 이어지는 능선의 향연

내 시계를 1km쯤 늘려주었다.

그 아래를 내려다 보는 것만으로 가슴이 먹먹함을 느끼다.

 

 

비로봉의 능선을 타고 좌로는 국망봉, 상월봉 우로는 연화봉이

운무속에 고개만 내민다.

오랜만에 회장님부부

정말 좋은가 보다

 

 

부인두고 혼자 열씸히 올라오던 종섭이회원

언제 다시 딱 붙었네~~

 

 

미녀 사총사

둘은 어디다두고 이리도 신났을꼬??

 

 

어디서 본듯한데

알고보니 소백산 표지석이 탐나서 슬쩍하려고 오신 분??

 

 

남들 부부사진 찍어주다보니 우리부부사진은

달랑 이거 한장 남았다

비에 쫄딱 젖었네

 

 

이산 저산 산줄기는 비슷하지만

소백산 줄기는 허리를 꼬고 누운 여배우의 관능적인 모습의 능선인것 만은 확실하다. 

오늘 이 행복한 산행

첩첩이 쌓인 바위계곡, 온 산을 흔드는 물소리

지척에서도 세상의 시끄러움이 들리지않게, 소백의 지계곡에 묻어버렸다.

오늘, 내 살아있음에 기뻐하며 고향으로 회귀하는 평화를 느끼다.  

 

 

 

만날 철쭉에대해 이야기만 하고 보여준게 없어 준비한

우리집 철쭉이다, 한꽃에 두가지 색이 잘 어울린다. 

 

 

출처 : 여수해우산악회
글쓴이 : 상준지윤아빠(박창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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