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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방

명선봉

명 선 봉  

 

 

일   시 : 2011년 10월 22일~23일 (1박2일)

산행지 : 지리산 명선봉

코   스 : 음정 - 임도 - 삼각고지 - 연하천산장 - 명선봉(1박) - 토끼봉 - 화개재 - 뱀사골 - 반선 - 음정(택시로 이동)

함께한 이 : 진주아재님, 산구화님, 애처님과 나, 그리고 박지에서 만난 무착대님, 새벽별님, 소요유님....

 

 

 

 

가을은 하루가 다르게 짙어갑니다..

촉촉한 가을비가 여름 장마철처럼 세차게 뿌려대니 산상에는 금방 찬기운이 가득해지겠지요.

그리고 또 금새 가을을 밀어내고 눈내리는 겨울이 다가올 겁니다..

이런저런 핑계로 계절이 더 깊어지기 전에 또 한 번의 박산행을 계획합니다.

산구화님과 진주아재님이 동행하는 명선봉 비박...

 

 

호사다마라 했던가....

기대 많은 산행에, 심통 가득한 잔뜩 찌뿌린 하늘은 아침부터 추적추적 비를 뿌려댑니다..

이른 시간에 집을 나서, 차를 몰아 지리산으로 가는 내내 비가 그칠줄 모릅니다.

진주아재님이 도착한 열한시가 되서야 비가 좀 누그러지고

들머리 바리게이트를 넘어 본격적인 산행에 들어갑니다..  

 

 

 

 

 

 

 

 

 

 

 

 

 

 

 

 

구 벽소령 임도, 가을비에 젖고 안개 자욱한 너른 길... 

속세에서 선계롤 넘어가는듯한 신비로운 길...

바람 한 점없는 호젓한 길을 네명의 산객이 풍경에 취해 정토피안의 고개로 넘어갑니다..

 

 

 

 

 

 

산이 주는 선물 하나..

부부이신 무착대님과 새벽별님 내외를 우연히 연하천산장에서 만났고

박지에서 뜻밖에 소요유님까지 만나개 되니 이또한 산이 주는 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안개에 가려 주변이 사라진 명선봉 산상 만찬에,

대화는 끝없이 이어지집니다..

 

 

간밤에 자욱했던 안개는 걷히고 

천왕봉을 넘어 오는 아침 빛을 넋을 잃고 바라봅니다..

쓰러진 술병 수 만큼이나 긴 만찬, 그리고 그만큼 짧아진 수면 시간에도 불구하고

일출을 보기 위해 모두들 일찍 일어나 떠오르는 태양을 온 가슴으로 맞이합니다.  

 

 

 

 

 

 

 

 

같은 곳에서 한 곳을 바라보는 사람들...

모두들 생각하는 것도 크게 다르지 않았을겁니다.. 

 

 

바람에 밀려 허리를 굽어 잎마저 떨군 나뭇가지 위로 붉은 햇살이 내려옵니다.

골골이 깊었던 어둠은 먼 하늘로 날려 보내고

천년을 살아온 고사목과 화개천 긴 물줄기도 하루 햇살에 눈을 뜹니다. 

키낮은 떡갈나무 잔가지 황금빛으로 물들고 

비우러 간 산행에 마음 가득 채우고도 남을 명선봉의 하루가 또 밝아 옵니다..

 

 

 

 

 

 

 

 

 

 

 

 

 

 

 

 

 

 

 

 

일행들은 지리산 청소산행이 약속된  장소로 이동하고 우리 부부는 뱀사골로 향합니다.

반가웠던 사람들과 즐거운 명선봉의 하루를 마음에 담고, 다음에 만날 것을 기약합니다..

해어짐은 또 다른 만남을 기약하지요.

 

 

 

 

 

 

 

 

누군가 그랬다지요.

봄은 사람들을 시인으로 만들고, 가을은 사람들을 철학자로 만든다고..

무언지 모를 어떤 것을 비우러 간 명선봉...

오히려 마음 한가득 행복을 채워오는 행운을 얻은 이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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