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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방

선유동계곡

선 유 동 계 곡 (첫째날)   

 

 

 

일   시 : 2012년 5월 5일 ~ 6일 (1박2일)

첫째날 산행지 : 지리산 선유동계곡

첫째날 코   스 : 대성교입구 - 선유동계곡 - 고사마을 터 - 대성교 원점회귀  

누구랑 : 산구화님, 애처랑 나 .. 이렇게 셋이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그리고 스승의 날이 있는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부모에 대한 존경과 사랑, 그리고 자식을 향한 일방적 내리사랑..

아이를 낳아서 키워보니 우리 부모의 사랑을 조금은 알 것도 같고

좌우 안보고 줄달음치고 있는, 내 나이가 되고 보니 부모의 심정을 이해할 것도 같습니다.

 

50대, 부모를 모시는 마지막 세대이면서 자식의 부양을 받지 못하는 세대라고 하지요.. 

게다가 분가하지 않고 부모 덕을 보려는 결혼한 자녀들이 늘고 있기 때문에

60대가 되어도 자식과 손주들을 부양하는 노부모가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핑계같지만 더 나이들기 전에 하고싶은 일 모두 하고 열심히 산에 다니자는 일념으로,

게다가, 같은 취미 생활을 하는 엄마 아빠가 자랑스럽다는 아들의 말에 힘을 받아 

이번 주말도 여지없이 산으로 내 달립니다.. 1박 2일로..

             

 

 

 

 

 

어디를 갈까나 궁리를 합니다.. 

어느님 블방을 기웃거리다

수달래가 참 아름답게 피었있는 선유동계곡에 필이 확 꽂힙니다..

 

 

참 많이 바쁘신 산구화누님과 우연처럼 다시 일정이 맞아 동행하기로 하고 

일단 당일배낭으로, 빛의 속도로 계곡 속으로 스며듭니다.

 

 

 

 

 

 

온 계곡에 퍼져있는 봄 냄새.

전날 내린 비에 적당히 불어있는 수량.

포말을 만들며 치솟다 흐르기를 반복하는 물길.

조용히 물살의 고통을 감내해 온 인고의 흰바위들..

그 바위 사이사이에 붉게 피어 계곡을 빛내주는 아름다운 수달래.

그 깊이를 짐작키 어려운 크고 작은 소와 담..

계곡을 덮어 온전하게 감싸는, 이제 막 잎을 틔운 푸른 나무들.

간간히 울어대며 존재를 알리는 산새들.

이 모든 자연들이, 이 계곡을 오르는 산꾼의 마음을 한없이 기쁘게 합니다.                

 

 

 

 

오름길 좌측으로 군데둔데 나타나는 옛 집터에는 

사람들이 살았던 흔적으로 돌석축이 남아있고

그 증거로 머위며 더덕등 여러 나물 종류며 약초가 제법 자생합니다., 

나는 사진찍는다고 걸음이 느려지고, 

두분 여성들은 나물이며 약초를 케느라 걸음이 느려지고..

걸음은 안단테로... 환상의 속도로 잘 맞아떨어집니다..

 

 

 

 

너른 바위가 나오면 간식먹느라 늦어지고 

좀 올랐다 싶으니 점심먹자고 늦어지고.

산행계획이 널널하니 마음이 이렇게도 편하고 부담이 없는 것을..

시간에 쫏기고, 밥한숫갈 여유롭게 먹지 못하는 조급했던 산행들이 생각납니다..  

 

 

 

 

 

 

마을터 옆에는 금낭화 군락지가 있고,

누군가 앞에 걷다가 더덕잎을 스치고 지나가면 코끝을 스치는 향기에 그냥 갈 수가 없었습니다.

 

덕분에 점심상에 머위며 더덕을 잘 먹었지만 

맨손으로 더덕을 캐신 산구화누님의 손톱은 좀 상했겠지요...

 

아래 폭포는 선유동계곡의 얼굴마담격인 가칭 선유폭포랍니다..

수량이 적은 날은 오른쪽 한 곳만 물이 흐르는데, 이 날은 적당한 수량에 더 아름답습니다. 

 

 

 

 

점심 자리를 펴다 산구화님 티타늄 컵을 계곡물에 빠뜨려

급한 물길에 찾지 못하고 선유동계곡에 보시했다 생각했는데,

하산길에 다시 되찾는 기쁨을... 

산꾼에게 장비는 분신과 같아서 잃어버리면 가격을 떠나 기분이 찜찜합니다..                                        

허허실실 여유만만 짧은 산행.. 

대성교로 되돌아 와, 선유동계곡 산행을 마무리 합니다. 

 

 

 

 

 

 

 

 

 

 

 

 

다시 비박 장소인 구재봉으로 가기 위해 차를 몰아.

고불고불 산길에 급한 경사를 치고 오르며 3km의 거리를 차를 몰아 드디어 활공장에 도착합니다.

너른 악양들판과 건너편 성제봉 능선. 좌측으로는 광양 백운산 자락과 

그 아래 섬진강 자락은 춤을 추며 남해 바다로 흘러갑니다.

 

다시 박배낭으로 바꿔 메고서 구재봉 정상을 향해 걸었습니다.        

푹신한 오솔길에 소나무 침엽수 낙엽이 걸음을 편하게 해주는 길지 않은 길이지만

박배낭에 수낭까지 메고서 마지막 피치를 올리려니 온몸은 땀으로 범벅입니다. 

 

 

 

 

낑낑대며 통시바위에 오르자 

철쭉이 흐드러지게 핀 구재봉 일대가 눈 앞에 펼쳐집니다.

산행의 피곤함을 한방에 날려보내주는 장관입니다...

다음날 아침 일출빛에 물들 철쭉 동산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두근거립니다.

 

 

 

 

 

 

박장소인 헬기장에 올라 보니 바람은 제법 불어대고 

텐트를 치고 나니 갑자기 후두득 후두득 비까지 내리기 시작합니다.

급히 타프를 치고 바람을 막아 놓으니, 세찬 바람과 이리저리 흩뿌리는 비와 돌풍 속에서도 

그런대로 편안하게 저녁을 즐길 수 있었고,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며 고개들어 하늘을 보니, 

흐르는 구름 사이로 보름달과 반짝이는 수많은 별들이 빛나고 있었습니다.. 

 

천상의 화원을 그냥 우리끼리 보기가 미안하여 청산님께 문자를 날려 보냅니다.. 

"이 곳 구재봉에 철쭉이 미쳤습니다...." ..........

 

밤새 바람은 쟁쟁거리며 몇 번 선잠을 깨우기도 했지만 

낼 아침 떠오를 멋드러진 일출을 기원하면서..     

천상 화원 구재봉의 밤은 아름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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