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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방

얼음골 풍경

얼음골 풍경

 

일자 : 2009년9월20일

코  스 : 반선- 뱀사골-재승대-얼음골-명선봉-연하천산장-삼각고지-중북부능선-영원령-와운마을

거 리: 20.06km (06:25분 들머리 출발, 18:20분 하산, 12시간소요)

 

번개모집을 한 이후로 노심초사 했었다.

이른 새벽 출발에 산행거리는 길지, 공지사항에 빡센 산행이 될거라 했으니 신청이 별로 많지는 않을거라 생각했으나

정작 이래저래 고의처럼 되버린 부부산행이 되고 말았다.

 

벌써 완연한 가을인가

요룡대 입구에서 장비를 정리하는데 코 끝이 찡하니 냉기가 돋고,

이른새벽에 사람의 흔적이 없어 스산함마저 흐른다.

좀있다 벗을줄 뻔히 알지만 바람막이를 걸쳐입는다.

 

 

뱀사골 병소의 모습

여름에 왔을 때와는 수량도 큰 차이가 나고, 냉기가 도니 바위도 차가워 보인다.

인간사나 자연이나 다 마찬가지인가

주변의 성질 급한 단풍은 벌써 옷을 갈아입었다.

 

 

재승대를 지나 재승교 아래로 주계곡을 건너면 나타나는 얼음골 들머리 

오른편 골은 뱀사골 주계곡, 실폭이 흘러내리는 왼편이 얼음골 입구.

여기서부터 완전한 계곡치기로 오름질을 해야한다.

 

 

이름값을 하는지 얼음골은 살짝 한기도 느껴지고,

물이 있건 없건 지천에 깔린 이끼류들, 계곡을 차고 오르면서 가급적 이끼를 밟지 않으려 애를 써 보지만

간간히 밟히는 그 느낌은 솜이불 위를 걷는 것처럼 보드랍고 푹신한게, 하나도 미끄럽지 않고 정말 좋았다.

 

 

1300고지를 넘으면서 계곡은 좁아지고,

작은폭포, 큰폭포가 계속해서 이어진다. 

 

 

폭포위로 펼쳐진 단풍들 모습

 

 

바위틈에 피어난 투구꽃

생명의 위대함을 본다.

 

 

무얼 저리 열심히도 쳐다보고 있는지

삼매경에 빠져있는 옆지기.

 

 

1300고지에 마지막 폭포

이후로는 잡목과 넝쿨이 가는 길을 붙잡고 애를 먹이고, 등로는 없어져 명선봉 방향으로 된비알을 쳐 오르는데

오늘 산행구간 중 가장 힘들고, 시간이 많이 소모되는 지역이다. 

1400고지에 이르러서야 키작은 산죽이 깔려있고 그 귀찮던 산죽이 반가울때가 다 있다.

 

 

명선봉 정상, 해발 1598m

표지석 하나없고, 주능선상에서 벗어나있어 보통은 그냥 지나치지만

조망이 뛰어나서, 피아골방향이나 왕시루봉 그리고 멀리 천왕봉과 지리남부능선을 모두 시야에 넣을 수 있다.

  

 

명선봉 에서 바라본 천왕봉

 

 

한껏 폼을 잡는건지, 멍 떄리는건지 잘 알수 없는 자세를 하고있는 옆지기

약 5시간을 별로 쉬지않고 주능까지 차고 올라왔으니 힘이들 때가 되었다.

앞으로 보이는 길게 이어진 능선은 명선남릉으로 직전마을로 이어진다.

그 아래 골짜기가 피아골이다.

 

 

명선봉에서 바라본 반야봉

좀 당겼더니 바로 코앞처럼 느껴진다.

멀리서 보면서 이쁜 아기 엉덩이와 비교하기도 한다.

 

 

연하천산장

대대적인 보수공사로 깔끔하고 규모가 커졌다.

휴일인데도 산객이 별로 많지않다.

 

 

산장 뜰 나무에 달려있는 종

 

 

연하선경을 볼 수는 없었지만

오가는 능선에 산객을 맞는 단풍이 정겹다.

 

 

영원령(해발 1250m)에서 바라본 지리 중북부능선

맨 뒤편 주능선에서 8km를 걸어왔다.

 

 

영원령에서 본 서북부 능선

천왕봉, 중봉 하봉 세석고원으로 쭉이어져있다.

 

 

와운마을을 지키는 천년송

마을의 수호신이기도 하면서 매년 마을 사람들이 이곳에서 안녕을 기원하는 제를 지낸다.

사진을 찍고있는 등뒤에는 할아버지 소나무가있고, 보이는 소나무는 할머니 소나무다. 부부가 마주보고 천년을 지내왔다니

 

 

후기 : 다음에는 좀 짧은 코스로 번개 모집을 할 계획입니다.

       사실 지리산은 짧아야 15km이상 입니다. 짧으면 짧은 만큼 더 힘이 들고요.

       그래도 민족의 명산 지리산은 가도가도 또 가고 싶은 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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