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선 계 곡
일 시 : 2010년 10월 22일 ~ 23일 (1박2일)
산행지 : 지리산 뱀사골과 반선계곡
다리가 아직 성치 않아 완전한 산행이 어려운 옆지기를 두고 매번 혼자 산행할 수 없기도 하거니와
지리산에 가고 싶은 속내를 살짝 비치길래, 지리산 언저리에서 1박2일을 보내기로 하고 금요일 밤 퇴근과 동시에
차를 몰아 뱀사골 야영장으로 향했다..
초가을 쌀쌀한 날씨가 온 몸으로 느껴지고, 한적하기만한 야영장에 한밤중에 도착하니 황량하기 그지없다.
서둘러 텐트를 치고, 밥을 하고, 한기를 걷어내기 위해 술 몇순배를 돌리니 그제서야 온 몸에 온기가 돈다..
이른 아침에 일어나 늦잠자는 옆지기를 깨우고 평상시보다 이른 아침을 먹는다.
새벽부터 반선계곡의 이른 단풍이 눈에 들어오니, 카메라를 둘러메고 계곡으로 올라섰다..
아직 온전한 단풍은 이 곳까지 내려 오지는 않았으나 그런대로 곱게 물들어 가고 있었으며
옆지기에게 오랜만에 지리산 맑은 공기를 마시게 한 즐거운 하루였다..
유리알처럼 맑은 반선계곡수에 비친 고운 단풍잎과 아직 이슬을 떨어내지 못한
앙증맞은 열매며 잔가지들이 돌아올 찬 겨울을 위해 하나둘 채비를 하는지
사뭇 모양새가 지난 여름과는 느낌이 다르다..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물이란 말인가...
피아간에 구분없이 잔잔한 수면 위로 살포시 내려 앉은 하늘이며, 산자락이며 그 속에 물든 고운 단풍이며...
초록과 노랑... 푸르름과 오히려 더 잘 어울리는 농익은 절정의 빨강...
인간사, 자연의 이 신성한 조화로움을 배울 수만 있다면....
사람 셋만 모여도 편이 갈라진다는 그런 일은 없을텐데...
하루 종일, 책보다가 졸리면 밖으로 나와서 앞으로 걷다가 또 뒤로 걷다가 심심하면 잠자다, 배고프면 밥먹다 ....
하루를 한 자리에서 보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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