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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방

[스크랩] 백무에서 세석찍고, 거림까지

백무에서 세석 찍고, 거림까지

 

 

요며칠 콧물에, 기침에, 띵한 머리

찌질이 궁상을 떨다.

산행 아침까지, 약발에 정신이 혼미하다.

이럴땐 엄처라도 다정하게 콧소리 한번 내주면 좋으련만

"오뉴월에 개도 안걸린다는 감기.... " 운운하는데

기대한 내가 거시기하다.

 

 

들머리 안내판 마저도, 6.5km를 가야 세석이라고 겁을 주고

어쨋거나 지리여 굽어살피시어 쪼깨만 덜 힘들게 해주소^^

 

 

드뎌 산행은 시작되고,

맨 먼저 카메라에 포착된 경섭이회원 부부

우리보다 더 붙어다닌다.

 

 

우짜까 갱만이 동상

렌즈 바꾸기 머시기해서 그냥 찍었드만, 너무 쪼매만하니 나왔네~~ 

포즈 하나는 기똥차군!!

 

 

아지매 삼총사

아래가면 미녀사총사 있음

 

 

이런 사람 꼭있다.

흔들리는 철다리 "뛰지 마시오. 흔들지 마시오."

"너는 외쳐라. 나는 내 방식대로...." 뛴다 흔든다

양귀비주 한 잔에, 힘이 불끈 솟는다던 진용이 동생 

내 비록 산신령은 아니나, 벌을 내렸다.

유령을 만들었다.

오늘 한 일중에  가장 잘한 일

 

 

가파른 오르막에 가뿐 숨을 내쉬다,

십승지지의 땅 지리에서 옛 선조들이 청학을 찾아 헤메던 그 숨결이 느껴진다.

수 천년 숲의 향

물은 천상에서 속세로 흐르고.....

 

 

계곡이 울고, 산새도 울고, 코풀다 나도울고~~

산들 부는 바람에 등짝이 시원하여 작은 감동을 먹다.

 

 

자연 스러운 미소들

참 보기 좋다.

 

 

회장님 오늘 빡씨게 고생했심다.

후미에서 환자 모시고 혼자 고생했을 생각을 하니

눈물이 앞을 가린다.

근데 중대장 닮았다.

 

 

미녀 사총사

목욕하러온 선녀(?) 일까?

 

 

"두류산 양단수를 녜듯이 이제보니

됴화뜬 맑은 물에 산영조차 잠겼어라.

무릉이 어듸뇨? 나는 옌가 하노라"

지리산을 예찬한 남명 조식 선생의 글이다.

 

 

준형이 행님

인물 좋고, 거기다가 맘씨 좋고,

오늘 특히 사진빨이 좋다.

 

 

망원으로 당겨본 촛대봉

연진여인의 피눈물 떨어지는 애절함이, 앉은바위 곁으로

올곧은 바람처럼 싸하다.

 

 

우리의 점심은 저 세석의 드넓은 고원 보다도.

그 위의 저 파란 하늘 보다도 더 넉넉하다.

나는 또 야간문 한잔에 넋을 놓다.

술향에 취해, 그놈의 약발에 취해, 식도를 지나 내장으로 자유가 넘어간다.

세석의 산들 바람이 넘어간다

 

 

세석의 저 푸른 하늘을 좀 보소.

양화 보다는 담채화

분청사기 보다는 둥근 여염집 항아리

모짜르트 보다는 흐르는 남도가락이 더 어울려 보인다.

 

 

또 미녀 사총사

파란하늘 만큼 미소가 아름답다.

 

 

 그래도 엄처

"다리길게 찍어봐!"

"넵!!"

시키는데로 잘합니다.

다리는 길게 성공했으되, 얼굴 촛점이 ~~

 

 

어떤 인사는 말하기를, "물이 나를 너무 부르는 듯하여

살짝 모자를 물 속에 던져, 실수를 가장하여 알탕했다"고 무용담을 늘어 놓았는데~~

시원한 물줄기를 보자, 속으로 외쳐본다.

"내 다음엔 꼭 한번 빠져주리라 ~~~"

다음을 기약하다. 

이제 내려가야 할 길이 있고, 집이있어 행복하다.

언젠가, 어느 순간엔가, 내 몸뚱이 두 발이 또 이 한신계곡에 와 있을지~~~

% 맨 아래 마저 읽으삼

 

 ### 산행 표식기 읽는 법

  1. 맨 위의 "지리"는 지리산 산행임을 알리는 것이고

  2. 위의 빨강 "03"은 산행코스, 즉 지리산 3번 산행코스를 말함.

     지리산 3번코스란 거림을 들머리로 시작하여 세석까지의 산행코스임.

  3. 아래의 빨강"03"은 들머리로 부터의 거리를 말하는데, 각 500m마다 1씩 증가함.

     즉 거림에서 출발하여 세석으로 가는 코스에 1500m를 왔다는 뜻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지나가면서 꼭 한번씩 머리에 기억해 둬야한다. 

 

 

출처 : 여수해우산악회
글쓴이 : 상준지윤아빠(박창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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