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학동에서"
글 유방선
저 보게나 지리산을, 높고도 높을시고
겹겹이 구름가려 언제나 자욱하네
백리를 뻗고 뻗은 웅장한 지세
어느 산이 감히 자웅을 겨룰까
층층히 가파른 봉우리와 절벽이 엉켰고
성긴 솔 푸른 잣나무 한가이 우거졌는데
시내를 돌고 골을 지나도 별유천지
한 구역을 지나니 신선을 만났다는 병 속인듯 하여라
옛사람 가고 세상 변했어도 물은 흐르고
숲은 우거져 방향을 가누기 어려운데
지금토록 청학만이 깃들어 있는 곳
벼랑따라 외길만이 간신히 트여있네
옥토 좋은 밭이 책상처럼 평평한데
무너진 담과같이 북쑥에 묻혀있네
숲이라 깊어서 닭과 개는 있을리 없고
해가 진 산 속에는 원숭이 소리만 들리네
아마도 옛 산엔 은자가 살았으련만
그 분은 신선되어 이 곳을 비우고 산만 남았네
하기야 신선이 있고 없기를 논하여 무엇하리
다만 내 여기 집을 짓고 숨어 살면서
해마다 요초를 주으면서 세월을 보내리
용소의 용이 승천하고
청학, 백학이 춤을 추고
불일의 내리꽂는 물줄기에
여기까지의 땀과 피로가 씻겨지는 듯
고운 최치원선생이 저 바위 위에서 학을 불러 타고 다녔다는 환학대
쌍계사
사찰 속의 대나무 숲은 우리네 전통 무속신앙과도 무관하지 않다
사찰 지붕과 처마의 선은 한국산의 능선과 너무 닮아있다.
쌍계사 구층석탑
육조대사의 정상이 모셔져 있다는 탑
오른쪽 바위에 새겨진 김홍태, 김기태 청학을 찾아 헤매이던
선열들의 모습이 느껴지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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