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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방

한신지계곡

한 신 지 계 곡

 

 

일   시 : 2011년 6월 6일 (월요일, 현충일)

산행지 : 재석봉

코   스 : 백무동 - 가내소폭포 - 한신지곡 - 천령폭포 - 내림폭포 - 장군대 - 장터목대피소 - 재석봉 - 재석단 - 한신주곡 - 백무동

함께한 이 : 청산님, 정용택, 김정란, 우리 부부, 모두 5명  

 

 

봄은 한 줌 바람과 같아, 좁은 미간 사이를 잠시 머물다 스치듯 흘러가 버리고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이치인지 작렬하는 태양을 바라 보는 녹음은 나날이 짙어만 간다..

습관이란 묘해서 처음 발 들이기가 어려운 일이지, 한 번 지리산 깊고 푸른 숲과 계곡에 미친 듯이 중독되니

또 오늘 하루도 깊은 한신지계곡으로 한 발 한 발 들여 놓고 있었다.

 

 

지금처럼 갈수기가 아닌 평소 같으면 굉음과도 같이 웅장한 울림을 들려주는 가내소 폭포도

수량이 줄어드니  왜소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래도 푸른 나뭇잎과 어울린 실타래를 풀어놓은 듯한 흰 물줄기는 참으로 아름답다.. 

 

 

지난해 폭우 퍼붓던 가을, 박짐메고 낑낑대며 올랐던 이 길을 생각한다.

그 때 기억하던 새롭고 신비롭기만하던 한신지곡의 깊이..

그 알 수 없는 힘에 눌려 짐을 부리고 쉬어 가야만 했던 그 길.. 

오늘 그 길을 다시 걷는다.

흐르는 물은  다시 돌아 흐르고, 그 길을 걷던 산객도 다시 돌아 오르니

세상사 돌고 돌아, 처음 왔던 곳으로 돌아 가기 위해 사는 것인지...

 

△ photo by 靑山님

 

 

 

 

 

 

 

 

번개산행을 모집했다..

비가 온다기에 지리산 숨은 비경을 보러 가려했지만 비는 흔적도 없고 구름만 잔뜩 끼었다..

좋은 산행지를 가기 위해서 이른 새벽에 출발하자 하니 가겠다는 사람이 별로 없다..

어찌 남들과 같은 시간에 비슷한 산행을 하고서, 좋은 비경을 보겠다면 도리가 아니지 싶다...

 

단촐한 인원이 산을 오르니, 발이 맞고 여러모로 신경쓸 일이 적어 오히려 산행에 도움이 된다..

 

 

 

 

 

 

 

 

 

 

한신지곡의 대표 폭포인 천령폭포..

수량은 줄었지만 낙수의 울림은 여전히 보는 이를 압도한다..

또 삼각대를 차에 두고 오르는 바람에, 장노출 한 장 찍기 위해서 숨도 멈추고 떨리는 손을 부여잡고 용을 쓴다.. 

맞다... 술을 끊어야 한다... 삼각대 없이 장노출 찍기 위해선... 

 

 

 

 

 

 

 

 

 

 

 

 

 

 

 

 

 

 

 

△ photo by 靑山님

 

 

 

 

계곡을 오를 때만 해도 하늘이 이정도로 맑았었는데,

능선에 올라보니 구름이 끼어서 조망도 별로고, 사진에는 가장 안 좋은 날씨였다..

 

아래는, 아는 사람만 아는 일명 창금대 ...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장군대에서 단체 인증샷도 날리고 ...

 

 

지금이 제철인 재석봉 철쭉을 보기 위해 며칠 전부터 여기저기 알아 보았지만, 

사람마다 제각각이라, 어떤 이는 이미 다 졌다 하고 또 어떤 이는 아직 멀었다 하니 당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남의 말 듣느니 두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서

도때기 시장 같은 장터목 대피소를 지나쳐 바로 재석봉으로 올랐다..

 

△ photo by 靑山님

 

 

 

 

재석봉의 철쭉은 아직 만개하지 않았다..

일주일 정도면 활짝핀 철쭉과 어울어진 너울너울 춤추는 아름다운 지리산 능파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 photo by 靑山님

 

 

철쭉이고 사진이고 다 필요 없다...

내게 곰취를 다오...

곰취 채취하러 지리산에 온 듯한 애처... 가자고 불러도 대답도 없고,

손에 몇 장 따서 들고, 정신줄 놓았다...

 

 

 

 

 

 

 

 

다 제 철이란게 있나 보다..

봄 꽃 산행은 이제 다 끝났다 했었지만, 세석과 재석봉 철쭉이 일행을 반기고,

쨍한 하늘은 보지 못 했어도 지리 주능선을 넘나드는 시원한 한 줌 바람이 감사한 하루였다..

다음 주, 비박 산행이 잔뜩 기대되는 이유이다..

 

별로 바쁘지도 않은데, 오늘에야 사진을 올리게 되니 쓸데없는 게으름을 다시 한 번 반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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