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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둘레길

지리산 둘레길 20구간 (방광~오미)

지리산 둘레길 20구간

 

 

일   시 : 2012년 12월 29일 (토요일)

걸은길 : 지리산 둘레길 20구간 (방광 - 오미, 12.2km)

코   스 : 방광마을 - 수한마을 - 용전마을 - 당촌마을 - 지리산 탐방안내소(화엄사 입구) - 황전마을 - 평전언덕 - 상사마을 -

            하사마을 - 용두마을 갈림길 - 하사저수지 - 오미마을(운조루)

 

 

임진년이 저물어갑니다.

돌아보면,

햇살 좋은 봄날, 넓은 황소 잔등같던 허리 굽은 소나무 아래 

솔향기와 술 한잔에 취해서 온 산이 모두 내것이라 느꼈던 적도 있고

길을 잃고 끝도 없는 잡목 사이를 치고 나갈 때는

내가 왜 이 길에 서 있는지 혼자 궁시렁거린 적도 있었지만,

그래도 성한 두 다리 있어 걸을 수 있는 것 만으로도 행복이라 생각합니다..

산촌마을 낮은 돌담에 걸터 앉아, 

아지랑이 피어나는 황토밭을 일구는, 앞서가는 누렁이 소와 딱 닮은 어느 촌로와

아들처럼 이야기 나눌 수 있었으니 참 행복했던거지요...

이 모두가 산길을 걸으며 느낀 소소한 행복이며 소중한 힐링이었습니다.. 

 

 

 

 

눈이 내렸습니다.

그것도 아주 많이..

눈이 귀한 여수에도 5cm의 눈이 내려 교통이 통제되던, 그 다음날,

 

둘레길 전체 구간 중, 가장 많은 마을을 거쳐가고..

드넓은 구례 들판을 보면서 농로와 숲길을 걷는 아기자기한 맛이 있는..

운조루, 쌍산재, 곡전재등 고택의 정취와 효와 장수의 인정을 느낄 수 있다는..

둘레길 20구간을 걷기로 ..

무작정 집 나온지 한시간만에 황전휴게소에서 결정했습니다..

 

20구간은 천은사와 성삼재를 갈 때 마다 지나는 방광마을 사거리에서 시작합니다..

눈이 많이 내려, 성삼재 오르는 길목인 이 곳 방광마을 입구에 경찰이 교통통제를 합니다.

천은사 위쪽 부터는 눈때문에 차량진입이 불가하답니다.

 

 

하늘도, 들판도.. 집들도... 봄을 기다리는 경운기도....모두 하얗습니다.....

 

 

 

 

 

 

수한마을은 본래 물이 차다하여 물한리로 불리다 한자로 수한리가 되었답니다.

마을 입구에는 500년된 당산나무(느티나무)가 서있는데,

나무 잎이 일시에 피게 되면 풍년이 들고, 두세번 나누어 피면 흉년이 든다는 전설이 있답니다..

수한마을은 충절의 표상이되는 마을이랍니다. 

 

 

모친이 연로하시니 집에 된장독이 점점 비어 갑니다.

수한마을에 재래된장을 담그는 집이 있어서 유독 눈길이 가는데.

메주만 있으면 간장이고 된장이고 다 담글 수 있을 것 같다는 옆지기..!!!..글쎄요..???.... 

메주만 살 수 있는지 물어보라네요.., 이런 된장...된장만 판답니다.

오히려 다행스런 일인지도 모릅니다.. 메주사다 죽쓸지도 모르니까요..

전화 주문 할겁니다..1kg에 15,000원..  

 

 

 

 

수한마을 끝 지점에는 이렇게 흔적을 남기도록 보드판이 걸려있는데..

빼곡히 씌여진 글씨들 사이로 한마디 남깁니다..

"좋~오~타..."   "나도..."

 

 

 

 

당촌마을은 전주이씨가 들어와 형성된 마을입니다..

당촌마을 옆에는 케이티 수련원이 있는데..

둘레길 옆으로 철망이 쳐져있고 건물도 지리산과 어울려 보이지 않습니다. 

 

 

 

 

 

 

 

 

수한마을을 지나면서 부터는 산길이 시작되는데,

소나무가 온 산을 덮고 있어 한여름에 따가운 햇살을 차단해주고

겨울에는 찬바람을 막아주니, 사계절 언제 가도 좋고

가슴 속까지 솔향 가득하니 걷는 내내 상쾌한 기분을 유지시켜 줍니다..

 

 

 

 

 

 

황전마을은 화엄사 입구 집단 시설지구로 유명합니다.

지리산탐방안내소가 있고, 반달곰 생태 학습관이 있습니다.

맛있고 정갈한 음식점들이 있어 이 구간을 이용할 때 점심을 해결할 수 있으니

배낭을 가볍게 메고 걸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답니다.

 

황전마을 주변에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마을과 가장 작은 마을이 다 있답니다..

구만리(九萬里)와 오미리(5mm)...ㅋ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일락네가 동동주를 마다할리가 없지요..

신발끈 풀기 귀찮아서 밖에서 마시다가 얼어죽을뻔....

 

 

 

 

 

 

 

 

한 잔 걸치면 나오는 자세...

 

 

 

 

 

 

 

 

길목에 만난 귀여운 백구 母子...

새끼는 지나는 사람을 보더니 좋아서 두발로 뛰고 난리가 났는데.

어미는 꼬리는 흔들지만, 긴장했는지 두 귀는 뒤로 바짝 ...

 

 

 

 

 

 

 

 

섬진강이 가까워지자 희뿌연 안개 너머로 오산이 나타납니다.

 

 

산허리를 깍아내고 시멘트로 포장하여 사람의 길로 만들었지만

짐짓 이 길은 새나 짐승들의 길이었을터..

노루며 고라니 그리고 새들의 발자욱을 보면서 

이 둘레길이란 것도 결국엔 훼손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왼편의 백운산 능선과 오른편의 오산..

 

 

 

 

 

 

 

 

 

 

 

 

 

 

 

하사마을은 신라시대 때부터 내려온 큰 마을이랍니다.

원래 사도리였던 것이 윗마을과 아랫마을을 분리하면서 상사마을과 하사마을로 불렀다고 하네요.

하사저수지를 품고있는 넓은 들을 바라보는 전경이 아름답구요.

저수지 바로 옆에 당산나무와 정자가 있어 라면 끓여 술 한 잔에 쉬어가도 좋습니다.

비 맞을까, 눈사람에 씌워 놓은 우산이 정겹습니다.

 

 

 

 

 

 

용두마을 삼거리..

왼편으로 토지주유소 방향으로 걸어야 합니다..

토지주유소 뒷편에는 왕시루봉 오름길도 있습니다..

 

 

 

 

둘레길 20구간의 종착역.. 오미마을..

오미는 다섯가지 아름다움을 담았다는데 월명산, 방장산, 계족산, 오봉산, 섬진강이 그것이랍니다.

오미리는 풍수지리에 금환낙지의 형국이라..

즉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져 부귀영화가 샘물처럼 마르지 않는 풍요로운 곳이랍니다.

조선시대 양반가옥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운조루와 곡전재가 있구요.

한옥민박촌도 형성되어있어서 이 곳에서 1박을 하고 둘레길을 걸어도 좋을듯 합니다.. .

 

 

 

 

"백두대간 종주니 지리산 종주의

헉헉 앞사람 발 뒤꿈치만 보이는 길 잠시 버리고

어머니 시집올 때 울며 넘던 시오리 고갯길

장보러간 아버지 술에 취해 휘청거리던 숲길...

그 잊혀진 길들을 걷고 걸어 그대에게 갑니다.."

 

이원규의 "지리산 둘레길" 중에서

 

제 블방을 찾아주신 님들..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하시는 일 형통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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