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 룡 산 주 작 산
일 시 : 2013년 11월 23일 (토요일)
산행지 : 강진 덕룡산 주작산
코 스 : 도암 소석문 - 덕룡산 동봉 - 서봉 - 첨봉삼거리 - 주작산 - 작천소령 - 주작산 휴양림
집안 일로 주말에 또 서울 갈 일이 있었다..
서울을 가면 항상 일은 둘째고
그동안 거리가 멀어서 못 갔던 산을 갈 수 있다는 생각에 항상 마음이 설랜다.
그래.. 이번엔 관악산을 가자..
지도를 출력하고 이런저런 준비를 했는데, 갑자기 갈 일이 없어졌다.
갑자기 변경된 산행이지만
꿩대신 닭이라 하기엔 많이 서운한, 그 이름값을 충분히 하는
높이 433m의 덕룡산과 475m의 주작산을 이어보기위해
강진군 도암면 석문리의 소석문에 차를 세우다.
봄이면 바위 사이로 울긋불긋 진달래가 지천으로 피어나고
가을이면 발 아래 황금들녁이 몹시도 아름다운 산.
멀리 월출산과 제암산 그리고 오소재 너머 두륜산이 조망되고
남해 바다 점점히 떠 있는 다도해의 자잘한 섬들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산..
들머리인 도암면 석문리는 외가가 있었던 곳.
어렸을적 뛰어다니던 마을 어귀며 고샅길은 아직도 기억에 뚜렷한데.
외갓집의 자취는 이미 사라지고 없어 서운한 마음 감출 수 없었다..
그래도 물을 사러 들어간 면소재지 구멍가게에서 만난 연로하신 노인들께서는
아직도 모친을 기억하고, 나를 손자 만난듯 반갑게 맞이해 주신다..
봉황저수지를 뒤로하고 능선을 올라서려면, 밧줄을 잡고 가파른 바위를 기어올라야 한다..
힘들게 능선에 올라섰으나, 박무에 중국산 미세먼지로 인해 조망은 없다...
오후에 흐린날이 예보되어 있어 오후 조망은 더욱 좋지 않을것인데,
강진읍에서 선지국에 아침밥을 챙겨 먹고 오느라 시작부터 늦었으니
산행 중에 비라도 만나게 될까 내심 마음에 걸린다.
산의 높이에 비해 산세가 매우 험해서 상당히 주의를 요하는 구간이 많다.
군에서 안전장치로 밧줄과 발디딜 장치를 군데군데 해두긴 하였으나
바위를 잡고 직벽을 오르내려야 하는 구간이 많아 자칫 방심하다가는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사진찍으랴 바위를 네발로 기랴, 이러다 보니 두시간 만에야 겨우 덕룡산 동봉에 도착하다.
거리는 짧지만 산행 시간이 많이 소요되니
사전에 물이나 여벌옷 등 단단히 준비해야 할 산이다.
바위를 붙잡고 몸살을 하다가 흙길을 만나니
이렇게 좋을수가..
덕룡산 주봉인 서봉 모습..
서봉도 오르내리는 구간이 상당히 위험하다..
주작산 방향으로 공룡등 모양의 능선길..
멀리 주작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조망된다..
그 너머로 희미한 두륜산의 모습도 보이고..
소석문에서 덕룡산과 주작산을 경유하여 오소재로 이어지는 종주코스는 열시간 정도 소요되는 긴 산행으로
14km가 넘기때문에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야한다..
가을답게 아직 지지않은 억새도 반긴다.
역광에 빛나는 억새와 흰 바위..
지나온 덕룡산 봉우리들..
가까이 있을 때보다 멀리서 바라보는 맛이 제법이다..
하늘은 점점 흐려지고 비라도 흩뿌릴 기세인데
먼 발치에서 본 덕룡산 자락은...
흐린 날씨에 오히려 기품이 있어 보인다..
주작산 능선을 이어 오소재 까지 갈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
밥도 다 먹어 물도 떨어져 사과 세 알에 귤 네 알까지 다 쓸어 먹고
먹을 것 떨어지면 더 이상 걷기 싫어하는 습관 때문에
주작산 휴양림으로 하산하다..
이제 율포해수욕장으로 막걸리 먹으러 가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