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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방

지리산 공비토벌 루트를 가다. 2

공비토벌 루트를 가다. 2 (벽소령-칠선봉-세석-대성골-의신)

 

주능선에 올랐어도 깊은 숲은 여전하여 하늘 보기가 쉽지 않다.

이래서 여름 산행은 지리가 딱이라.

 

덕평봉에서 바라보는 주봉

가운데 우뚝 솟은 봉우리가 천왕봉, 왼편이 중봉, 천왕봉 앞에 납작한 봉우리는 제석봉

그 오른편으로 연하봉 세석고원,움푹 페인 곳이 장터목산장이다.

중.서부능선에 비해 그 웅장함이나 기세는 동부능선이 앞선다. 

 

 

지리의 웅장한 동부능선

비구름이 능선을 넘나들더니 이내 빗방울이 후두둑거리기 시작한다.

 

 

봉우리 사이로 깊디 깊은 칠선계곡, 한신계곡의 자리가 선명하다.

 

 

지리가 만들어 낸 섬. 청록의 깊은 숲은 무채색 동양화

비구름은 지리의 색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그 섬에 가고 싶다던 시인의 글귀가 생각난다.

 

 

 반야봉이 반야도(島)가 되었다.

 

 

세석에서 비를 피하여 점심을 차려 먹고서

큰 비오기 전에 하산 하기로 한다.

하산길도 멀기는 마찬가지 무려 9.1 km다.

의신에서 벽소령코스와 세석에서 대성골 방향은 아직 산악인의 발길이 뜸하여

인공 구조물이 거의 없다.

하여 나무계단이나 돌계단이 없는 산행길이 처음에는 신선하고 좋았으나

하산길에는 참이나 힘든 길이었다.

 

 

연진여인의 한이 서린 음양수샘

큰 바위틈 사이로 이끼를 미끄러 지듯이 졸졸 흘러내리면

여인의 애절한 한 마저도 흐르는 듯 싶다.

 

 

 

폭우가 붓는다.

이리저리 비를 피해보려 하지만 부질없는 몸뚱이에 대한 애착이라

비옷을 챙겨입고 나니, 머리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는 이미 도인이 된 듯한 내 귀에는

오케스트라 선율

 

 

대성민박집에서 동동주 한사발에 파전 한장

비록 쪼그만 만찬이나 신선놀음에 다름 아니다.

우리네 인생에 절벽같은 마음을 놓아버리고 간다.

저 떨어지는 빗물 만큼이나---

 

 

비 개인 하늘에 호접란

하늘을 날고 싶은 나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