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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Backpacking

사도 Backpacking

여 수    사 도 (沙島) Backpacking

 

 

 

 

 

 

 

일   시 : 2015년 3월 21일 ~ 22일 (1박2일)

여행지 : 여수 사도

사도 바닷길이 열리는 날..

 

 

 

 

 

 

 

 

 

 

주말에 산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서면 비슷한 반응이 반복된다.

과도한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면서 약간 흥분상태가 된다는 것..

산은 아니었지만 이번 주도 마찬가지였다.

바닷길이 열리는 날, 사도를 찾았기 때문 ..

 

음력 2월 영등철이면 바닷 바람은 가장 거세지고 바닷물 수온은 연중 최저치..

따라서 크고 작은 선박 사고도 가장 빈번한 철이다..

바로 이 영등철에 수심이 얕은 진도와 여수 사도 앞바다는 바닷길을 열어 모세의 기적을 연출한다..

얼추 사흘 정도 바닷길이 열리는 날이 오면 사도를 오가는 정기 여객선 자리가 없을 정도..

사진 작가 몇 분과 여러날 전에 약속을 하고, 복잡한 여객선을 피해 낚싯배를 빌려 사도를 향했다.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산을 가든 바다를 가든 여행의 시작은 항상 막걸리 한사발..

일정의 시작을 흥겹게 하기에 충분하고 그만한 에너지 보충에 더도말고 한 통이면 딱이다.

작가들은 뭐가 그리도 바쁜지 부리나케 여기저기로 이미 다 흩어져 버렸지만 

초뺑이 우리 부부는 선착장 앞 난장이 펼쳐진 모래 바닥에 앉아 낭도부녀회가 운영하는 주막에서

쟁반채 받아든 부침개 한 장과 막걸리 한 병으로 얼근한 감성과 약간 취기로 사도 여행을 시작한다..

참, 묵은 김치와 갓김치는 말 그대로 환상이었다..

한 접시 더 받아 남은 김치는 비닐에 담아 저녁 만찬에 잘 써 먹었다는 전설이.. 

그러니 가끔 부침개 속에 날린 모래가 씹혀도 뭐 이정도는 애교로 봐즐 수 있어..  

 

 

 

 

 

 

 

 

 

 

사도는 바다 한 가운데 모래로 쌓은 섬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뒷짐지고 어슬렁 걸어도 1시간이면 돌아볼 수 있는 작은 섬이지만, 아기자기한 휴식처와 볼거리는 제법이다..
많아야 이십여 가구 정도..

이 작은 마을에는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크고 작은 지 맘대로 생긴 돌들로 담을 쌓아 더욱 정감 있게 느껴지고,

해안가 바위에는 공룡발자국 화석 산지 답게 공룡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혀있다.

감도 안 잡히는 무려 7000만 년 전 것으로 보이는 3800여점의 발자국이 발견됐다.

 

 

 

 

 

 

 

 

 

 

 

 

 

 

 

 

 

 

 

 

 

 

 

 

 

 

 

 

 

 

 

 

지금 여수 소라면과 고흥을 잇는 연륙교 공사가 한창인데

낭도와 사도는 그 사이 연륙교 딱 중간점에 위치해 있다.

7개의 섬을 다리로 이어 섬과 섬을 모두 연결하면 두 도시 간 교통 편의도 수월해지지만

덩달아 관광객의 유입도 엄청나게 늘어날텐데..

하지만, 사도와 같이 아름다운 섬이 자칫 개발 몸살을 앓지 않을까 걱정도 앞선다. 

 

 

 

 

 

 

 

 

 

 

저 양반들 뭘 잡겠다고 저리도 열심인지..

 

 

 

 

 

 

 

 

 

 

 

갯것을 거두기 위해 마치 달리기 시합하듯 갈라진 바닷길로 들어선 관광객들..

신발이 젖지 않도록 장화 대신 신발 위에 비닐을 덧신고 손에는 해삼이며 낙지를 잡아 담을 비닐 한 장씩..

또 갯것과는 상관없이 이들을 찍기 위해 바다로 들어선 진사들..

모두들 바위를 헤집고 낙지며 해삼을 잡겠다고 혈안이 되었는데.

능숙한 이들은 제법 쏠쏠한 수확을 올리는 반면, 바다를 모르는 관광객들은 빈손 만큼 마음만 엄청 바쁘다.. 

 

 

 

 

 

 

 

 

 

 

 

여기 또 한 명의 관광객..

도무지 해삼이나 낙지와는 인연이 없어 보인다..

뭐가 있는가?

그리 가만히 서 있다가는 눈먼 낙지나 골빈 해삼도 못 잡겄네..

바위를 들고 눈에 불을 켜 봐..

 

 

 

 

 

 

 

 

 

 

오로지 아는 건 불가사리와 천지삐까리 톳....

 

 

 

 

 

 

 

 

 

 

 

체념..

그래... 나한테 잡힐 낙지는 없을거야..

 

 

 

 

 

 

 

 

 

완벽하게 이어진 서쪽 사도와 동쪽 추도..

 

 

 

 

 

 

 

 

 

 

이제 바닷길 관광을 마쳤으니 사도를 제대로 돌아보자.

시루섬으로 들어가는 길..

시루섬은 기묘한 형태의 바위들이 조각품이 되어 보는 이를 즐겁게 만든다.

처음 만나는 미녀바위..

좀 더 멀리서 봤을 때는 얼굴 윤곽이 볼록한 이마와 이목구비가 뚜렷했는데.

가까이 다가서자 코만 도드라져 보인다..

멀리 있을 떄 찍을걸..

 

 

 

 

 

 

 

 

 

 

몇 걸음 더 들어서면... 이번엔 미남바위..

 

 

 

 

 

 

 

 

 

 

 

어디 남의 남자 코에 손을 갖다대고.

 

 

 

 

 

 

 

 

 

 

선착장에서 본 사도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놀랍도록 웅장한 바위의 위용..

잘 모르지만 지질학적으로 가치가 있을 것 같다.

 

 

 

 

 

 

 

 

 

 

좀 더 들어 봐..

낙지 있나 보게..

 

 

 

 

 

 

 

 

 

 

 

 

 

 

 

 

 

 

 

 

 

용꼬리 바위 끝부분에 서서..

 

 

 

 

 

 

 

 

 

 

 

 

 

 

 

 

 

 

 

 

 

 

 

 

 

 

 

 

 

 

 

 

작가들은 다시 여수로 돌아가기 위해 배타러 선착장으로 떠나고..

우리 부부만 일몰을 보기위해 용바위에서 서쪽 해변으로 돌아섰다.. 

 

 

 

 

 

 

 

 

 

 

 

 

 

 

 

 

 

 

 

 

 

붉은 여운을 남기고 서쪽으로 넘어가는 태양..

 

 

 

 

 

 

 

 

 

 

 

 

 

 

 

 

 

 

 

 

 

고흥반도를 뒤로하고..

매일 뜨고 지는 태양이건만 그때그때 보는 감성에 따라 다른 일몰로 보이니.. 

하늘을 휘어감는 구름이 아름답고

바위에 부딪치는 파도의 움직임 또한 멋드러지니..

아마 이와 똑 같은 광경은 다시 없을거야. 

 

 

 

 

 

 

 

 

 

 

 

 

 

 

 

 

 

 

 

 

 

 

 

 

 

 

 

 

 

 

 

 

 

 

 

 

 

 

 

 

 

 

 

 

 

 

 

 

 

 

 

 

 

 

설정..  고독..

이것 저것.. 재미지다..

 

 

 

 

 

 

 

 

 

 

 

 

 

 

 

 

 

 

 

 

 

 

 

 

 

 

 

 

 

 

 

사진 촬영을 마치고 중도와 시루섬을 연결하는 양면해수욕장에 텐트를 펼쳤다...

닭갈비를 굽고 하루의 노고를 풀어줄 소주 한 잔..

집 나오면 생기는 여유로운 마음에, 마침 지나는 객을 불러 서로 주고 받는 한 잔 술..

그 한 잔 술에 스스럼없이 처음 본 사이에도 정이 쌓인다. 

 

 

 

 

 

 

 

 

 

 

해무에 별괘적도 틀렸고 잠자리에 들기도 어중간한 시간..

사도의 밤을 기웃거렸다.

간간히 반짝이는 가로등과 해무와 함께 낮게 주저앉아 버린 사도..

그 사이로도 간간히 별은 반짝이고..

 

 

 

 

 

 

 

 

 

 

 

 

 

 

 

 

 

 

 

 

 

선착장 입구에서 사도를 지키는 티라노사우루스.

 

 

 

 

 

 

 

 

 

 

 

 

 

 

 

 

 

 

 

 

 

민박집 담장 너머로 왁자지껄한 웃음소리와

개짓는 소리가 넘쳐나고..

그 사이에도 사도의 밤은 깊어만 간다.

 

 

 

 

 

 

 

 

 

 

중도와 시루섬을 초승달처럼 연결하는 모래사장 양쪽으로 천연 바다 수영장이 생겨났는데

이 곳이 양면해수욕장..

이 곳도 만조때는 물이 들어 섬과 섬이 갈라진다.

물들어 오는 해안선을 피해 텐트를 쳐야 한다..

잘못하면 잠자다 텐트들고 달려야 하는 불상사가..

 

 

 

 

 

 

 

 

 

 

다음 날 아침..

텐트 밖 세상은 일출과는 무관해 보인다.

잔뜩 흐린 날씨에 해무까지 끼어서 아주 가까운 추도도 참으로 아스라하니

오히려 흑백의 수묵화를 보는듯해서 운치있다.

 

 

 

 

 

 

 

 

 

 

아침 바다는 참 잔잔하여 고요하니

두둥실 떠다니는 해초도 움직임이 별로 없다.

 

 

 

 

 

 

 

 

 

 

다시 막힌 바닷길에 추도는 본디 완벽한 섬이 되어 있고.. 

 

 

 

 

 

 

 

 

 

 

사그락 거리며 드나드는 잔잔한 파도만이 여기가 바다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그래..

파래도 있었다.

사도 여기저기, 담벼락이며 빛 잘 들고 바람 적은 곳이면 어디든 널려 있던 파래김발..

촌로의 수고로움이 더해 일상의 쌉싸름한 일용할 양식이 되어 주는구나.

 

 

 

 

 

 

 

 

 

 

공룡이 짓이기고 지나갔을 듯한 바위 부스러기..

큰 발로 뒤뚱거리며 뛰어다녔을 티라노사우루스가 생각나다..

쥬라기공원을 너무 많이 봤나?

 

 

 

 

 

 

 

 

 

 

아침 해가 떠오를 시간이건만

희미한 붉은 여운만이 아침이 오는가 싶다..

부지런한 야영객 중 일부는 양변해수욕장을 누비며 사도의 새벽을 만끽한다..

 

 

 

 

 

 

 

 

 

 

그래 맞아..

아침이었지..

오원짜리 동전보다도 작은 해가 떴다.

저런 태양도 있었을거야..

항상 오는 해지만 저런 모습도 참 보기드물겠다..

어지럽게 나뒹구는 바다쓰레기와 어찌 저리도 잘 어울리는지..

 

 

 

 

 

 

 

 

 

 

오늘도 바닷길이 열리니 관광객들이 들이닥칠건 뻔한 일..

남들 다 떠난 야영지에 누룽지로 아침을 해결하고 주변을 정리하고 배낭을 꾸려

선착장으로 향하는 길..

태평양으로 이어지는 바닷길목은 좁은 듯 하나 그 미래는 광활하겠지..

 

 

 

 

 

 

 

 

 

 

여수로 돌아가는 배 안에서.

어제 타고 왔던 사선을 다시 불러 우리 부부 둘만이 사도를 빠져 나오는데

이 무슨 느닷없는 오붓함이란..

 

 

 

 

 

 

 

 

 

뭐 볼것 있는가?

 

 

 

 

 

 

 

 

 

 

괜히 궁금해 내다 보니 뭐 이런 소소한 풍경들...

 

 

 

 

 

 

 

 

 

 

소싯적 낚시 다닐 때 자주 이용하였던 소라면 공정리 방파제..

이틀동안 우리를 실어 날라준 선장님과 광영호..

여행지는 가는 계절마다 또 누구랑 가느냐에 따라 그 느낌과 감흥이 달라지는데

바닷길 열리는 사도의 초봄은 또 이리 바람처럼 흘러 가나 보다..

구름같았던 이틀간의 즐거웠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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