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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Backpacking

관매도 Backpacking

관 매 도  Backpacking

 

 

 

 

 

일   시 : 2016년 1월 9일 ~10일 (1박2일)

산행지 : 진도 관매도 

1일 차 : 팽목항 - 관매도 선착장 - 관매3경(꽁돌과 돌무덤) -제4경(할매중드랭이굴) - 제5경(하늘다리)  

            - 제7경(다리여) - 제8경(하늘담벼락바위) -야영장

2일 차 : 야영장 - 샛배일출 - 후박나무 - 제1경(관매해수욕장) - 독립문바위 - 제2경(방아섬) - 솔숲 -

            관매선착장 - 팽목항 - 세방낙조 

 

 

 

 

 

 

 

 

 

 

오랜만에 나선, 섬 Backpacking.

관매도.

세월호 사건 훨씬 전부터 가봐야 할 섬 목록에 줄 서 있던 곳 이었지만.

2년 전 4월 세월호 사건이 터진 뒤로는 마음 속에 갈 수 없는 섬처럼 생각하고 있었다.

그 날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못 하고 차디찬 겨울 바닷 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데   

이 길을 나서도 되는 것인지, 황량한 팽목항에서 큰 배낭에 뻘쭘해 하지는 않을지..

이런저런 생각에 마음만 여러 갈래로..

 

 

 

 

지도 출처 : 산줄기님 

 

 

 

목포항 여객터미널에서는 신해고속페리가 하루 한 번 12시 30분에 출항하는데

관매도 까지는 63km의 거리에 4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반면 팽목항에서 관매도 가는 배편은 하루 네 번 있다.

조도농협 페리호는 12:00와 13:15 두 번 출발하고 1시간 15분 소요된다. 요금은 10.000원.

한림페리는 9:30과 13:45 두 편의 운항이 있는데, 조도와 관사도 대마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을

완행버스처럼 여기저기 들러 두시간 만에 관매도에 도착한다. 요금은 12,000원.

한림페리는 여러군데 들리면서 시간도 많이 걸리고 게다가 요금까지 비싸지만

이틀 간의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일찍 나서야 하기에 이 배를 이용할 수 밖에 없었다.

 

 

 

 

 

 

 

 

 

팽목항에서 출발한 배는...

조도군도를 지나며 세월호 현장 근처를 지난다.

배가 오기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팽팽하게 밀려드는 긴장감을 지워낼 수가 없더니

막상 달리는 뱃전에서 보이는 크레인의 작업현장을 바라 보자니 마음이 더욱 짠하다...

 

 

 

 

 

 

 

 

 

조도군도의 중심 섬인 하조도(下鳥島)에서는 남쪽으로 2.3㎞ 지점에 있다.

관매도는 독거도를 중심으로 형성된 독거군도에 포함된다.

 

 

 

 

 

 

 

 

날씨가 별로다.

흐린 하늘은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듯이 온갖 인상을 찌뿌려대고

해변을 감아도는 겨울 북풍한설 모래바람에 볼은 차갑다 못해 아리다.

하기사 처음부터 이 한겨울에 관매도를 찾는 이가 있을거라곤 생각하지 않았지만

너무 황량하다. 

더구나 당초 계획은 점심을 민박집이나 몇군데 있던 밥집에서 해결하려 했었는데

겨울이라 문 여는 집이 전혀 없다. 대략 난감..

다도해해상국립공원 관리소가 있어 공단 직원에게 배낭을 맏겨 놓고 2구(관호마을) 쪽으로 향했다.

거기, 인터넷에 관매도를 검색하면 꼭 나오는 짬뽕집이 있었거든..   

 

 

 

 

 

 

 

 

관호마을로 향하는 해안길.

관매도는, 돈대산에서 아름다운 해안의 경치와 신비한 자연굴이 볼만하다 하여

한글로 볼뫼가 볼매로 변하면서 조선 초기에 한자로 볼매(乶邁)라 불렀다는데

훗 날 볼매의 볼은 관(觀)으로, 매는 매(梅)로 표기해 조선후기에 관매도가 되었다.

또, 약 2㎞에 달하는 해변에 매화가 무성하게 자생하고 있어 관매도라 불렀다고도 전해진다.

 

 

 

 

 

 

 

 

1700년경 선비 조씨가 귀양가던 중 백사장을 따라 매화가 무성하게 핀 것을 보고 관매도라 불렀다지만

현재 매화는 멸종상태에 있단다.

하지만 마을 여기저기 담벽에는 매화 그림이 많이 그려져 있는 걸로 봐서는 아주 없어 보이진 않는데..

 

 

 

 

 

 

 

 

작은 볕이 드는 담 아래 추위를 피해 웅크린 모자 고양이가 있어

가까이 가서 카메라를 들이댔는데도 꿈쩍도 않는다.

포즈를 취해 주는건지..

모델료로 쏘세지라도 줘야 할 것 같은데..

뭐 줄게 있어야지.. 내 코가 석잔데.. 나도 배고프단다..

게다가 마지막으로 기대했던 짬뽕집 주인도 겨울엔 도회지로 나가 버린다니

준비성 부족한 여행객에게, 굳게 잠긴 애꿎은 자물쇠만 디립다 욕을 들어먹는다.  

 

 

 

 

 

 

 

 

궁하면 통한다 했던가.

관매도의 특산물인 쑥으로 빚어 조제주 허가까지 있는 쑥막걸리를 찾아냈다.

보기에는 텁텁해 보이지만 맛이 굉장히 깔끔하고 도수는 별로 높지 않아

둘이 저 큰 병(1.8L)을 다 마셨는데도 배만 남산만 해지고 취기는 별로 없다.

"추운데 머 할라고 여까지 왔으까.." 하시면서

점심을 못 먹었다하니 부침개를 두 장이나 그냥 부쳐주신다.

고마운 마음에 관매도의 또 다른 특산물인 돌미역과 톳,

그리고 집에 가져 가려고(결국 가져 가진 못 했지만) 막걸리 한 병을 더 샀다.

점심은 해결했고..

계획과는 다른 방식이었으나 관매도의 정을 듬뿍 받았다.

 

 

 

 

 

 

 

 

 

 

 

 

 

 

 

 

 

 

부른 배를 꺼칠 겸, '양덕기미쉼터'로.

고운 모래해변에 검은 바위가 이국적이다.

가끔, 짙은 구름 사이로 햇살이 빛내림을 연출해 주기도.

 

 

 

 

 

 

 

 

 

 

 

 

 

 

 

 

 

 

관매도의 산지와 해안 일대는 자연경관이 아름다워 천혜의 절경을 이룬 곳이 많아,

관매백사장과 하늘다리 등이 관매팔경(8景)으로 불리고 있다.

그 중 관매 제 3경인 '돌묘와 꽁돌'.

꽁돌은 지름 4~5m 정도의 바위로 손가락 모양이 새겨져 있으며,

그 앞에는 왕의 묘를 닮은 둥그런 돌묘가 있다.

 

 

 

 

 

 

 

 

 

 

 

 

 

 

 

 

 

 

복쟁이를 잡고 있는 동네 어르신들.

손질해서 솥에 푹 삶으면 독은 다 없어진단다.. 

씨알은 좀 작아 보여도 맛은 기가막히다는데..

춥긴 하지만 많이만 잡아간다면 할머니에게 칭찬도 받으실거고 소일거리도 되고..

일석이조.

 

 

 

 

 

 

 

 

제5경은 '하늘다리'이다.

파도에 의해 갈라진 50m 높이의 바위섬 두 개가 3m 간격으로 나란히 서 있다.

바위섬 사이에는 내려다 보기에 아찔한 다리가 가설되어 있다.

 

 

 

 

 

 

 

 

제4경은 '할미중드랭이굴'로 관매도 서북쪽 방향의 산등성을 넘어 해변에 위치한다.

비오는 날 밤이면 할미도깨비가 나온다는 굴로 깊이도 깊고 생김새도 험상궂어

횃불을 들고 굴에 들어가면 산소가 부족해서인지 금방 불이 꺼져버린다고 한다.

저 멀리 해안 가 하얀 바위벽 사이로 할미굴의 모습이 보인다.

참고로 관매도는 배를 타고 한바퀴 돌아야 절경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사선을 빌리는데 비용은 15만원 정도..

 

 

 

 

 

 

 

 

 

 

 

 

 

 

 

 

 

관매도 안에는 관매리(1구)· 관호리(2구)· 장산평(3구 ??) 세 마을이 있는데

대부분의 섬들이 그렇듯 젊은이들의 순유출로 인구수는 매년 감소세다.

그러니 섬은 점점 노령화 되어, 연로한 어르신들은 지게지고 땔감을 해 오거나 

가까운 밭에 나가 쑥을 키우는 일을 거들거나 꼬랑낚시로 소일하는 것이 주된 하루 일과다. 

일손이 그러하니 연안 일대에서 잡히던 멸치 조기 민어 삼치 농어 등 어획량은 덩달아 줄었지만

그나마 김 미역 톳 등 양식 위주의 생산품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직업은 못 속인다고..

 

 

 

 

 

 

 

 

그래도 봄부터 날이 풀리면 외지인들이 많이 찾아 오면서

여행객들을 위해 골목길 풍경도 소소한 볼거리들로 꾸며놓았다. 

 

 

 

 

 

 

 

 

 

 

 

 

 

 

 

 

 

 

 

 

 

 

 

 

 

 

 

 

 

 

 

 

 

 

 

 

 

 

 

 

 

 

 

 

 

 

 

 

제7경은 서들바굴을 지나 구렁바위가 있는 S자 '다리여'다.

다리여는 한 달에 4~5회 정도 바닷물이 빠졌을 때 갈 수 있다는데

거리는 얼마 안 되어 보여도 물이 깊어 건널수는 없었다. 

 

 

 

 

 

 

 

 

 

 

 

 

 

 

 

 

 

 

제8경인 '하늘담(벼락바위)'

이곳은 옛날 당제를 지내던 용머리인데,

한 청년이 이곳에서 금기를 어기고 사랑하는 여인을 만났다가 벼락을 맞아 구렁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높이가 50여 m는 되어보이는 직벽으로 위압감이 상당하다.

 

 

 

 

 

 

 

 

제6경은 '서들바굴 폭포'로 관매도 서쪽에 위치한다.

선녀들이 목욕을 했다는 서들바굴 폭포는 폭포수 안쪽에 10m 정도 되는 서들바굴이 있다.

서들바굴 폭포의 물은 피부병에 효험이 있다고 한다.

 

 

 

 

 

 

 

 

다리여 너머로 지는 일몰.

 

 

 

 

 

 

 

 

관매항에서 바라보면 돈대산을 최고봉으로 섬의 대부분은 산지다.

해안의 대부분은 암석해안으로 수직의 커다란 절벽과 파도에 깍인 동굴이 발달되어 있다.  

 

 

 

 

 

 

 

 

 

 

 

 

 

 

 

 

 

 

 

 

 

 

 

 

 

 

 

 

 

 

 

 

 

 

 

 

 

 

첫 날, 관호마을 여행을 마치고, 관매 제1경인 '관매해변' 야영장으로.. 

여전한 강풍 속에 바람을 최대한 막아주는 포근한 자리를 잡고 설영을 하다.

이런 날씨에 사케 중탕은 언 몸을 녹이는데 최고다..

 

 

 

 

 

 

 

 

 

 

 

 

 

 

 

 

 

 

다음날 아침.

일출을 볼 수 있을거라던 예보는 또 다시 보기좋게 허언임을 확인 시켜주었다. 

이런 구라청 같으니라고..

 

 

 

 

 

 

 

 

 

 

 

 

 

 

 

 

 

 

 

 

 

 

 

 

 

 

 

 

 

 

 

 

 

 

 

 

 

천연기념물 제212호 후박나무.

높이 18m 둘레 3.4m 수령은 무려 약 8백 년.

관매도에서는 후박나무를 성황으로 모시고 당제를 지내 왔으나

30여 년 전 당집을 헐어낸 이후 당제를 지내는 풍습은 사라졌단다.

 

 

 

 

 

 

 

 

 

 

 

 

 

 

 

 

 

 

 

 

 

 

 

 

 

 

 

 

아침 마실에서 돌아와

밥 반찬으로 푹 졸여 맛나게 끓인 부대찌개를 해장 안주삼아

집에 가져 가려고 샀던 쑥 막걸리 한 통을 살짝 꺼내 아침 댓바람부터 홀짝홀짝 축내고 있는데

저멀리 중천을 향해 가던 태양이 솔 숲 사이로 고개를 잠깐 내밀어 준다.

 

 

 

 

 

 

 

 

해장으로 술 한 통을 다 비우고 나서야 1구(관매마을) 여행을 시작한다.

제1경은 '관매도해수욕장'이다.

전국에서 가장 넓은 3만 평 규모의 소나무 숲과 깨끗한 모래사장으로 유명하다.

2km에 이르는 긴 백사장에는 바람과 파도가 만들어 낸 모래톱만이..

 

 

 

 

 

 

 

 

 

 

 

 

 

 

 

 

 

 

독립문 바위 끝 해변의 모습.

멀리 보이는 둥그런 섬이 관매 제 2경인 방아섬.

 

 

 

 

 

 

 

 

 

방아섬 가는 길.

관매도는 가을이 가면 바로 봄인가 보다.

밭에 지천으로 핀 쑥이 나를 한 번 놀래키더니, 방아섬 가는 길목엔 파릇파릇한 새싹까지 돋았네.

 

 

 

 

 

 

 

 

제2경은 '방아섬(남근바위)'이다.

관매도 서쪽 해안을 따라 높이 약 10m 이상 되는 방아(남근) 모양의 바위가 우뚝 서 있다.

선녀가 방아를 찧던 곳이라는 전설이 있다.

남근바위라는데...모양은 그닥.

 

 

 

 

 

 

 

 

 

 

 

 

 

 

 

 

 

 

 

 

 

 

 

 

 

 

 

 

 

야영장에는 이런 돼지 모양의 조형물 여럿이 둥그렇게 서 있다.

저 녀석들이 북이며 꽹과리를 밤새 쳐 댔으면 잠을 못 잤을 것인데..

 

 

 

 

 

 

 

 

1박 2일 간의 관매도 Backpacking을 마치고 다시 팽목항으로 나와

세방낙조를 보기 위해 진도군 지산면 세방낙조 전망대로 향했다.

가는 길에 위치한 동석산 풍경.

 

 

 

 

 

 

 

 

 

 

 

 

 

 

 

 

 

 

구름이 짙게 깔려 원하던 모습의 일몰은 아니었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세방낙조의 기품이 서려있다.

 

 

 

 

 

 

 

 

 

1박 2일 간의 관매도 여행.

계획은 계획일 뿐이라

예상과 다른 순간이 더 기억에 남는다.

겨울 섬은 정말 춥지만

다른 계절에 비해 몇 배로 한가하다.

풍부해진 여유로움이 여러가지 다른 시선으로 여행지를 돌아볼 수 있게 한다.

오롯이 섬 전체를 전세낸 듯한 기분.

그래서 섬이 멋있고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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