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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방

성삼재에서 본 하늘금

성삼재와 시암재를 휘감아 돌다 마주친

저 멀리 길다란 능선 실루엣,

가던 길을 멈추게 하는데

가없이 이어지는 하늘금을 따라

억새 사이로 다가오는 가을의 운치는 산자락에 걸려 절경이다. 

 

 

현실과 자연 사이 경계를 오락가락하는 겹눈을 가진 아류 산꾼, 내 눈에도

세상은 공짜로 거저 가질 수는 없는 법인가 보다 . 보는 만큼 이뤄지고, 이룬 만큼 알게 되는가 보다. 

최근에 배운 하나

존중과 배려가 있는 사랑법을 자연도 똑같이 받을 자격이 있는 것이다. 

 

 

 

 여행자들은 여행의 여정에서 아니면 인생의 노정에서 무엇을 보고 느끼게 될까?

하늘금 구름처럼 안식을 찾아 너울대는 평화로운 영혼을 본적이 있을까? 

 

 

 소로는 그의 작품에서 "인간은 제약이고 자연은 자유다"라고 했다.  

 그 자비로운 자유의 자연이 공평하게 집행되는 곳이 산, 특히 지리산이 아닌가 싶다.

 

 

산자락에 숨어(?)들어 살아가는 입산처사들의 처지를 보면

덧없는 인생의 도피도 아니고, 딱히 대안도 아닐진데

그들의 일상은 참이나 태연하고 여유롭다. 반 자연이 된 것일까?  

 

 

 

살다보면

어! 이게 아니네하고 얼음판에 자빠져 코가 깨지기도 하고,

땡감을 씹어 낭패를 보기도 하지만 그래도 골골을 헤메다닐 수 있는

두다리 있음을 감사하고 즐거이 살아야 하겠다.

 

 

처음 보았던 얼굴들

글을 통해서 상상속에 그려보던 그 모습 그대로 이다.

어찌도 이렇게 그 느낌과 닮을 수가 있을까?

각각의 미소가 참으로 아름답다.

이래서 나는 산이 좋다.

 

 

 

세상사 고인 접싯물처럼 진부하게 느껴질 때면

지리를 찾으라.

 

 

 

습관처럼 털레털레 왔다가 또 털레털레 가는게

인생이요, 여행인가보다.

 

 

 

 

 

  산은 시로써 발현하기도 하고, 그림으로 또 소리로 모습을 달리하여 나타내 준다.

  그래서 산은 그 자체로 예술이고 작품인가 보다.

 

 

지리산의 원래 성격이 그래서인가?

낭인들의 해방구요, 아웃사이더들의 메카인가

오히려 정신과 영혼을 살찌우는 품격이 있다.

 

 

구름 사이로 비취빛 하늘이 열린다.

억새 잔등을 스쳐 가을 바람이 넘어간다.

풍경을 바라보는 내 눈에도 가을이 스쳐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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